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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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상초유 수뇌부공백 '비상'

문성우 대검차장도 14일 퇴임… 길게는 수개월 지휘차질 예상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4일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찰이 사상 초유의 수뇌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명목상으로는 이날 자정까지 임채진 전 총장을 대신해 문성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문 차장 역시 이날 오후 퇴임식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기 때문에 최소한 차기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지휘 계통에 틈이 생긴 것이다.

일단 차기 총장후보 임명 시까지 한명관(50·사법연수원 15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돼 있지만, 총장은 물론 차장까지 없는 상태라 검찰로서는 전례없는 ‘비상시국’을 맞았다. 사실 이 같은 공백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임 전 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임 전 총장의 사표가 처음엔 반려됐지만, 온갖 정치적 시비에 맞서 총장직까지 내걸고 지휘하던 수사가 예상 밖의 변수로 중단된 만큼 뒷수습 이상의 업무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문 차장 역시 천 후보자 내정 직후 조직을 떠나려 했지만 차기 총장 임명 시까지 공백을 막는 차원에서 직무대행을 계속해야 했다.

그로서는 후배 기수인 천 후보자가 내정돼 현안을 지휘하기도 마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편한’ 자리를 지킨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자 내정을 취소하면 다음 내정자를 지명할 때까지 또 한 번의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새 후보자 지명이 이뤄지더라도 마찬가지로 청문회 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차기 총장이 임명되고 조직에 안착하기까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수개월의 지휘 공백이 예상된다.

정재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