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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도서관 연구원들이 31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보물 제1085호)을 펼쳐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국가가 편찬한 실용의학서로는 첫 세계기록유산=동의보감은 국가 단위에서 편찬된 의학서 중 최초의 세계기록유산이 됐다. 유네스코는 동의보감이 민중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체계적으로 연구, 집필, 간행, 관리된 국책사업 결과물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요가 수행자들의 의료비법과 관행을 기록한 인도의 ‘타밀 의료기록 모음집’(1997년 등재) 등 개인·지역 단위에서 편찬한 의학서는 있었지만 동의보감처럼 국민의 보건과 의료 복지라는 ‘위민사상’ 구현을 위해 국가가 주도해 편찬한 의서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국가에 의한 민중의 보건의료 공급이라는 시대를 앞서가는 보건사적 이념이 세계의 어느 지역보다 먼저 구현돼 있는 의서임을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등재를 주도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사업단’의 안상우 단장은 “정부기록물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이 보유한 다양한 치료서들도 세계기록유산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게 무엇보다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세계가 한의학의 정통성과 우수성 인정=유네스코가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반영하는 대표 의서로 동의보감을 선택한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동의보감은 당대 최고 의사격인 어의 허준이 내의원 소속 의원들과 함께 고대에서 16세기 말까지 간행된 약 1000권의 동아시아 주요 의서 등을 연구해 1610년 완성한 책으로, 동아시아 의학적 이론과 기술, 지식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준이 집필해 광해군에게 올렸던 원본은 전해지지 않지만 내의원이 필사본을 토대로 1613년 25권25책 목판본으로 간행했다. 이후 약 400년 동안 한의학의 기초의서로 활용된 것은 물론 중국 일본 미국 등에 번역·출간된 동아시아 전통의학계의 ‘베스트셀러’였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중의학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신청하면서 한의학(조선의) 등을 중의학의 아류로 포함했고, 세계 대체의학계 역시 ‘한의학=중의학의 아류’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중의학에 앞서 한의학의 대표격인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이다. 한의학계는 이번 등재가 ‘중의학공정’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문화침략에 대응해 한의학의 정통성, 독자성은 물론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대 사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송민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