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버텨봤자 얻을 게 없었다. 회사는 파산 직전이었고 노조는 사측의 협상결렬 선언 이후 조합원들이 무더기로 이탈하면서 와해 직전에 놓여 있었다.
쌍용자동차 노조가 6일 노사협상 결렬 선언 이후 먼저 사측 제시안에 근접한 제안을 내놓으며 사실상 ‘백기투항’한 것은, 더 이상 파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데다 파업을 지속하더라도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조가 처한 사정은 절박하고 다급했다. 공장점거 파업 이후 77일째 사측과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했지만 2일 사측의 협상결렬 선언 이후 조합원들이 무더기로 농성을 풀고 파업현장을 이탈했다.
경찰과의 충돌에 따른 부상자는 속출했고, 2주 넘게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새우잠을 자며 버티던 조합원들의 심신은 지쳐만 갔다. 이 와중에 시간이 지날수록 협상 결과를 둘러싼 노조 내부 균열과 갈등 격화로 조직의 응집력과 결속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노조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파업 동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었다.
사측도 노조의 전향적인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들의 최종안에 가깝게 노조가 양보를 한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경우 사회적 비난이 고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별다른 실익도 없었다. 또 이미 대내외적 타격을 심하게 받은 상태에서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만이 파업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장기 파업으로 만신창이가 된 조직을 추스르고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갈등 요소를 제거해 부담을 더는 편을 택한 것이다.
평택=이돈성 기자
극심한 내부 갈등에 조합원 무더기 이탈
충돌과정서 부상자도 속출… 투쟁동력 상실
충돌과정서 부상자도 속출… 투쟁동력 상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