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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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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등 재계 조문행렬
국회빈소 고인 저서 등 전시
'추모의 벽' 애도의 글 가슴뭉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1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국회와 서울시청 앞 광장 등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추모 열기는 30도에 가까운 한낮 더위보다 뜨거웠다.
문형진 회장도… 문형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왼쪽)이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빈소에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1만28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이희호 여사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다시 빈소를 찾아 20여분간 조문객을 맞이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주한 스웨덴·콜롬비아 대사 등 각국의 조문이 이어졌다.

시민들도 이글거리는 뙤약볕에서도 경건한 모습으로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했다. 한 50대 남성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기록된 신문기사를 모아 영정 앞에 바쳤고, 또 다른 조문객은 40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연설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을 제단에 올려놓기도 했다.

더위도 잊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21일 오후 수많은 시민들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강태준(70)씨는 “이틀 전 서울광장 분향소에 다녀왔는데 영결식 때는 못 올 것 같아 오늘 또 방문했다”며 “1971년 7대 대선 ‘장춘단 유세’ 때 김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적이 있는데, 사람들을 사로잡는 탁월한 웅변가였다”고 회상했다.

이날 국회 빈소로 가는 길 양옆에는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과 연설문 모음집, 부인 이 여사의 저서 등 국회도서관이 보관해 오던 서적 150여권이 전시됐다. 또 1981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된 김 전 대통령의 옥중 독서 모습, 1987년 가택연금 당시 담장 너머로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 등 희귀사진도 여러 점 전시됐다. 사진들을 보던 이영금(61·여)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허전하다. 옥중에서 이 여사·아들들과 면회하는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는데 가슴이 아렸다”며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도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181개 공식 분향소에서 이날 오후 3시까지 총 23만1379명이 조문했다고 집계했다. 조문객이 늘어나면서 조문하는 데 시간이 수십분씩 걸리고 있다.

서울광장 분향소 외벽을 빙 두른 노란 풍선에는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 속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추모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헌화를 마친 조문객들은 추모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린 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추모의 벽에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절절한 마음이 남겨졌다. ‘김대중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수진 올림’, ‘존경하는 대통령님.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평생 다 바치고 평화를 위해 돌아가신 지금도 함께하셔서 살아 있는 우린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이준배’ 등의 글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이진경·장원주 기자, 백인혜·홍석란·홍성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