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3일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서 열린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자 추모제에 참석한 유족들이 추모제를 마친 뒤 김구 선생 유적지를 돌아보고 있다. 나기천 기자 |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1일 중국 남부 추도순례 첫 추도제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 웨루산(岳麓山)에 위치한 김구 선생 유적지에서 개최했다.
창사는 1919년 설립된 임시정부가 윤봉길 의사의 의거(1932년 4월) 이후 포악해진 일제의 탄압과 중일전쟁을 피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37년 1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머무른 곳이다. 한국국민당, 조선혁명당, 한국독립당 요인들이 모여 통합을 논의한 곳이기도 하다.
김구 선생은 이곳에서 통합에 반대한 조선혁명당원 이운한에게 난무팅(楠木廳)에서 피격당해 목숨을 잃을 뻔한 적이 있다. 현재 이곳엔 난무팅 건물과 김구 선생이 수술받은 의원, 수술 이후 요양을 한 악록산 가옥이 유적으로 남아 있다. 창사 임시정부 터는 개발돼 아파트가 들어선 상태다.
특히 악록산 가옥에는 김구 선생이 썼다는 목조 침대와 책상, 의자 등이 전시돼 있고, 가옥 뒤편에는 선생이 공습을 피해 회의를 열었던 지하 회의실도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김구 선생 유적이라고 확증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 정부가 수차례 현지 실태조사를 벌였지만 그 유적이 역사적 장소와 일치한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 난무팅 유적도 지금껏 6호 건물이 피격 장소로 알려져 오다 최근 4호 건물이 맞다는 고증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창사시는 현지 고령자들 증언만을 토대로 유적지 개발을 밀어붙였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제적인 효과만을 노려 김구 선생 관련 유적을 관광상품으로 마구잡이로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후난성 성도인 창사는 최근 한국인에게 인기 높은 관광지인 장자제(張家界)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국제공항이 있고, 우리 국적기가 직항으로 취항하고 있을 정도다. 김구 선생 유적은 한국인 관광객이 장가계로 가기 전 들르는 필수 관광코스처럼 돼 있다.
창사시는 악록산 가옥에 조선족 안내원 2명을 배치하고 입장객 1명당 20위안을 받고 있다. 시는 또 악록산 곳곳에 한글 안내판을 설치해 놓고 최근에는 난무팅을 복원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창사 유적지를 여러 차례 조사했으나 모두 역사적으로 고증이 안 된 곳”이라면서 “정확한 고증만 이뤄진다면 우리도 뭔가를 할 텐데 창사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창사=나기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