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멕시코 범죄조직의 전매특허였던 대마(마리화나) 불법재배가 미국인들의 빈곤 탈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지역을 중심으로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대마를 불법 재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과거엔 의료 목적이나 환락용으로 소규모 재배되던 것이 지난해 시작된 경기 침체 이후 대규모로 불법재배되고 있어 미 마약당국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미 당국이 켄터키주와 테네시주,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몰수한 대마는 2007년 70만그루에 그쳤으나 2008년 들어 100만그루를 훌쩍 넘어섰다. 경기 침체로 마약당국의 단속인원이 대폭 줄어들면서 불법재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애팔래치아 마약단속국의 에드 셰멜리아 국장은 “우리가 파악하고 있기로는 지역 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대마를 불법 재배하는 이유는 돈”이라면서 “다른 주에 비해 경제 위기의 타격이 심했던 애팔래치아 지역 주민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대마 재배에 손을 대고 있다”고 말했다.
미 마약당국의 또 다른 두통거리는 미국 국유림 내 인적이 드문 곳에서 대규모로 불법재배되는 대마.
미 국립공원을 포함한 국유림 내에서 대마 불법재배 사례가 발견된 곳은 1995년에만 해도 캘리포니아주가 유일했으나 2001년 오리곤, 유타, 아이다호주로 늘었고 2009년에는 지난 8월 현재 16개 주로 파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산림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마 불법 재배는 미 서부 지역에 집중돼 있었으나 최근 들어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동부 지역에서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재배업자는 주로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조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조직은 9·11 테러 이후 미국과 멕시코 국경검색이 강화되면서 멕시코에서 유입되던 대마 양이 급감하자 미국 내에서 재배하고 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