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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감사 위세·권력 정말 대단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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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잔치풍경-조선시대 의례와 향연’전
단원 김홍도가 그렸다는 ‘평안감사향연도-월야선유도’(18세기·사진)는 ‘평안감사도 저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을 실감케 만드는 3폭(약 6m) 그림이다. 평안감사(평안도 관찰사)가 그만큼 좋은 관직이란 뜻인데 실제 종2품으로 당시 지방 관직 중 가장 높았다. 그의 위상과 권세는 부임 축하연부터 나타났다. 수백명의 관리와 군졸, 백성들이 대동강에 햇불을 들고나와 새 평안감사의 부임을 환영했다. ‘청구야담’은 “풍악이 하늘을 울리고 돛배가 강을 뒤덮었다. 감사는 누선(樓船)에 높이 앉고 여러 수령들도 다 모여들어 잔치가 크게 벌어졌다. 맑은 노래와 아름다운 춤에 그림자는 물결 위에 너울거리고 성머리와 강언덕은 사람으로 산과 바다를 이루었다”고 그 성대함을 묘사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0일부터 12월 초까지 상설전시관 1층에서 조선시대 각종 기록화와 문헌, 복식, 공예품 등을 통해 왕실과 사대부, 민간의 다양한 잔치 모습을 살펴보는 특별전 ‘잔치 풍경-조선시대 향연과 의례’를 개최한다. 잔치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오래도록 기억할 만한 경사가 생겼을 때 손님을 청하여 정성껏 대접하던 우리 민족의 유교식 전통 문화. 정해진 의례에 맞춰 축하연을 진행하고 참석한 모든 이들이 흥겹게 음주가무를 즐겼다.

특별전은 왕실의 축하의례(제1부)와 향연(2부), 백성들의 잔치(3부), 사대부의 각종 기념 잔치(4부)로 구성됐다. ‘왕실의 축하의례’에서는 원자의 탄생이나 왕세자 입학, 책봉, 가례, 즉위와 같은 기념일이나 경삿날 열린 축하의례를 살펴본다. 2부에서는 의례와 더불어 열린 궁중 잔치를 소개한다. 1848년 궁중 잔치 기록화인 ‘무신년진찬도’와 ‘무신진찬의궤’ 그리고 잔치에 사용된 왕실 공예품을 함께 전시한다.

3부 ‘백성들의 잔치 한마당’에서는 조선시대 민간 잔치를 ‘평생도’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평생도는 돌잔치, 혼례, 회혼례 등 사람의 일생 중 기념이 될 만한 경사스러운 일들을 골라 그린 그림이다. 이 중 부부가 결혼한 지 60년이 되는 해에 다시 혼례식을 치렀던 회혼례를 묘사한 ‘회혼례첩’(18세기)은 부부가 모두 건강하고 자식이 무고해야 가능했던 의례였기에 조선시대 잔치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4부 ‘벼슬길의 기념 잔치’에서는 과거 급제 후 벌이는 일종의 시가행진인 ‘삼일유가’와 관직 부임 시 열린 각종 향연도, 문인들의 친목모임을 그린 계회도 등이 각종 복식과 기물과 함께 전시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