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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헌재 ‘헌재법 개정’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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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변형결정 인정’ 법적근거 마련
“절대 안돼” 펄쩍 vs “적극 지지” 환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소법 개정 방향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1988년 헌재 창설 이후 20년 넘게 지속된 두 기관의 ‘자존심’ 대결의 연장선에 있어 향후 국회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대법원은 한나라당 이주영, 민주당 전현희,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이 낸 헌재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헌재의 결정 형식으로 위헌과 합헌만 규정한 헌재법을 고쳐 헌법불합치, 한정위헌, 한정합헌 등 ‘변형결정’에도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헌재는 88년 설립 당시부터 변형결정을 수시로 내렸으나, 대법원은 96년 이래 변형결정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헌재는 95년 ‘실지거래가격 양도소득세’ 사건에서 소득세법 23조 2항 등에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이듬해 대법원이 “단순 위헌과 달리 한정위헌 결정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헌재 결정 취지와 상반되는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이후 두 기관의 법리 논쟁은 감정싸움으로 비화돼 아직도 풀리지 않은 상태다.

의원들은 “변형결정이 벌써 20년 가까이 이뤄진 만큼 이제는 실체를 인정하고 우리 법체계에 반영하자”는 입장이나 대법원은 펄쩍 뛰고 있다.

변형결정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면 헌재가 한정위헌 또는 한정합헌 결정의 형태로 법률 해석을 사실상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법률의 최종적 해석권을 대법원에 부여한 헌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헌재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에 대해 내년 6월까지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대법원 관계자는 “명확히 위헌이라고 결정했으면 아무 문제도 없을 텐데, 괜히 헌법불합치라는 변형결정을 활용하는 바람에 혼란만 초래했다”며 헌재를 맹비난했다.

반면 헌재는 의원들의 개정안을 적극 지지하며 대법원 비판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헌재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된 헌재법 개정안은 변형결정의 법적 효력을 분명히 해 그동안의 소모적 논란을 잠재우려는 것일 뿐이며, 결코 법원의 법률 해석권한을 침해하는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