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나발루산은 코타키나발루에서 80㎞ 떨어진 국립공원에 있다. 입산 지점까지 가기 위해서는 구불구불 산악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민첩한 운전사도 코타키나발루에서 동쪽을 향하는 운전에 족히 1시간30분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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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마을을 복원한 ‘마리마리 마을’은 말레이시아 사람들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자연 속에 자리한 집들에서 현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공연이 펼쳐진다. |
이곳은 보통 1박2일 일정으로 등정하게 된다. 등정에 앞서 예약을 해야 하는 것은 필수 과정이다. 예약은 1년 전부터 받는다. 입산객들은 공원본부에서 입산 신고를 마치고 비교적 평평한 지형인 4.5㎞를 걷는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은 해발 1866m 지점. 해발 1500m 정도를 더 올라 해발 3300m 산장에서 밤을 보낸다. 정상인 ‘로우봉’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3시쯤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등정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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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에 비가 내린다. 짙은 구름 속에서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그 긴 모습을 드러낸다. |
이곳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기자는 아쉽게도 선택받지 못했다. 산을 향하던 날 구름을 잔뜩 머금은 최고봉이 먼 곳으로부터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 산 중턱에서 밤을 보내고, 이틀에 걸쳐야 조금이나마 산을 경험할 수 있다는데, 과도한 욕심을 낸 것이리라. 정상에 등정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단련했던 산사나이들의 경험을 알고 있었기에 안타까움은 그리 크지 않았다. 다른 여행자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해마다 20만명 가까운 여행자가 이곳을 방문하지만, 그중 10% 정도만이 정상 등정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90%는. 저지대에 마련된 온천과 휴양지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정상을 등극하지 않고도, 키나발루산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서다.
접근 방향을 틀었다. 산의 주변에서 문화를 접하고 느끼기로 했다. 산 주변의 마을에 가톨릭교회가 눈에 많이 띈다. 저지대에서는 이슬람과 불교의 세력이 강한 것과 비교된다. 가이드의 설명이 이해가 된다. 영국 등 서양세력이 들어왔을 때, 인구밀도가 높은 저지대 대신 저밀도의 산악지대에 대한 전도를 먼저 시작했다고 한다. 한때 우리의 사찰과 암자들이 산에 많이 지어졌던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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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타키나발루 정상을 등정하지 못했다면 해발이 낮은 곳에서 캐노피를 즐겨도 좋다. 밧줄 다리가 흔들릴 때면 남 모를 스릴을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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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사바주 청사 건물은 원기둥이다. 멀리서 바라봐도 특색이 있어 눈길을 끈다. |
캐노피를 즐기다 20분 정도 내려오면 산록에는 포링 온천이 있다. 유황 온천으로 물은 50∼60도로 뜨겁다. 2∼3명이 들어갈 수 있는 실내 온천과 노천 온천이 즐비하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온천욕을 즐기는 것은 야외 온천이 주는 매력일 것이다.
키나발루산은 말레이시아 화폐인 1링깃 지폐의 배경 그림으로 등장할 만큼 이 나라의 자랑이기도 하다. 곤충을 잡아먹는 낭상엽과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의 집단 서식지이기도 하다. 세계에 분포하는 각종 종자식물의 절반이 키나발루산 주변에 있다고 한다. 이 천연의 자연은 세계도 인정했다. 키나발루산 주변은 2000년 유네스코가 28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인천∼코타키나발루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말레이시아항공이 정기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약 4시간30분.
코타키나발루=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