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뚜렷한 혐의가 없는데도 출국금지 조치를 남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출금이 수사상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개인에게 미치는 피해를 감안할 때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판사가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출금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법원도 적극 이를 찬성하고 나서 결론이 주목된다.
22일 법무부가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에게 낸 자료에 따르면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사람은 2005년 5175명, 2006년 5306명, 2007년 5881명에서 지난해 무려 7760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선 8월까지 4575명이 출금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금 사유 대부분은 범죄 수사와 세금 체납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출금된 7760명의 67.2%인 5218명이 범죄수사 때문에, 15.3%에 해당하는 1189명이 세금체납 때문에 각각 출금 조치됐다. 벌금이나 추징금 미납, 형벌 미집행, 형사재판 등을 이유로 출금된 사례는 비교적 소수에 그쳤다.
문제는 범죄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출금됐으나 수사 결과 기소 대상에서 빠진 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이 공개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2617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는데, 21%에 해당하는 548명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의 경우 2007년 총 4명을 출금했는데 기소된 이는 단 한 명뿐이었다. 지난해 출금 조치를 받은 2명도 모두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우 의원은 “결국 10명 중 2명은 무분별하게 출금을 당한 셈”이라며 “검찰이 혐의 확증도 없이 출금 조치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는 검사가 신청한 영장을 판사가 발부한 때에만 출금을 하도록 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수사기관 등이 출금을 요청하면 98∼99%가 그냥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법원 영장에 의해서만 출금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금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에 사법부도 동의하고 나서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출금을 법관 통제 아래 두는 법안에 찬성하며, 이런 의사를 국회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태훈·정재영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