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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과 재평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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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았다. 각계에서 안 의사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나라 사랑 의지를 기리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독립기념관 야외에서 개막된 100주년 특별기획전을 비롯해 손도장 찍기, 3D 영상 상영, 안 의사를 소재로 한 각종 연극, 오페라, 뮤지컬이 공연되는 등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국민 모두가 안 의사의 의거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일회성이나 유행성 행사로 그쳐선 안 된다. 과제가 산적하다. 무엇보다 재평가 작업의 이론적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민족화해범협력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인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의 국제법적 재평가는 관심을 끈다. 안 의사 의거를 민족해방전쟁을 수행한 것으로 봐야 하며, 개인 자격이 아닌 의병활동의 일환이란 것이다. 일리가 있다. 일본에서도 일부 지식인을 중심으로 안 의사를 다시 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테러리스트’ 정도로 깎아내리고 있다. 안 의사는 적장을 사살했을 뿐 일본 국민을 폭탄으로 살상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테러리스트라는 것은 가당치 않다. 다만 안 의사의 동양평화사상을 체계화하고 다양한 근거자료에 입각한 의거 재평가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100여년 전 뉴욕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기록이 발견됐듯이 안 의사의 재판과 당시 국제정세에 관한 기록을 찾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안 의사 의거가 중국 신해혁명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서명훈 중국 하얼빈시 조선민족사업촉진회 명예회장의 사료 분석 결과도 주목된다. 이런 연구들이 쌓여 국제적 시각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인 만큼 학계의 분발이 요구된다.

중국정부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 기념행사를 불허해 뤼순 감옥 내 안 의사 추모관과 국제 항일열사 기념관 개관식이 취소됐다고 한다. 일본정부와의 관계 개선 및 동북공정 등을 감안한 조치로 보이지만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안 의사의 유해를 100년이 되도록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민간이나 학계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적극 나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재조명 작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끌 필요가 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