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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 ‘返葬’ 유언 남기셨는데… 정부 유해발굴 작업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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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보훈처장 “일본이 열쇠 갖고 있어”
“내가 죽은 뒤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 달라.”

안중근 의사가 중국 하얼빈에서 의거한 지 26일로 100주년을 맞지만 고국으로 유해를 거둬 달라는 유언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25일 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 감옥 인근 지역에서 유해 발굴 조사했지만 매장 지점과 관련한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했다.

정부가 당초 안 의사 유해 매장지로 추정했던 장소는 뤼순 감옥 북쪽 야산 일대와 동남쪽으로 1㎞ 정도 떨어진 지역 두 곳이다.

북쪽 야산은 당시 뤼순감옥 소장의 딸 이마이 후사코씨(사망)가 “감옥 뒷문을 통해 안 의사의 관을 옮겼다”는 증언과 사진을 토대로 선정됐다.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2개월가량 지질 전문가들과 함께 6600여㎡를 대상으로 발굴했지만 사람의 뼈는 발견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곳은 현재 아파트가 들어서 다시 조사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뤼순감옥에서 동남쪽으로 1㎞ 떨어진 지역은 순국 당시 뤼순감옥에서 처형당한 수감자들의 시신이 묻혔다고 독립투사 후손 등이 증언한 곳이다. 정부는 2006년 북한과 함께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조사단’을 꾸려 사전조사를 벌였지만 발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결론냈다. 순국 당시 여러 수감자의 시신을 묻긴 했지만 5∼6년마다 다른 곳으로 이장해 매장지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관련 국가들의 무성의와 비협조도 유해 발굴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중 수교(1992년) 이전 중국은 안 의사 유해 매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수교하지 않아 외교 교섭이 불가능하다”고 발뺌하더니 수교 후에는 “묘역을 찾을 수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2006년 말 정부가 유해 발굴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에는 무려 1년6개월이 지난 뒤에야 답변을 주기도 했다.

일본 역시 “안 의사 사형 및 매장 기록을 비밀문서화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에도 “사형 집행 후 매장했다는 기록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양 국가보훈처장은 이날 “안 의사 유해 매장지 등에 대한 모든 열쇠는 일본이 갖고 있다”며 “일본은 100년 전 사건을 말끔히 정리해야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의사 유족 유전자(DNA) 샘플을 추출했다“며 “하루빨리 유해를 발굴해 확인작업을 벌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