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5개 선거구 290개 투표소에서 치러진 투표는 전체 유권자 86만4860명 가운데 33만7085명이 마쳐 39.0%의 잠정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바로 직전 치러진 2009년 4·29 재보선 최종 투표율인 40.8%와 비슷한 수치다. 2005년 이후 최근 5년간 역대 국회의원 재보선 평균 투표율(34.9%)은 훌쩍 넘었다.
마스크 쓰고 개표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국회의원 재보선이 실시된 28일 오후 여야 최대 승부처로 꼽힌 수원 장안 지역 개표가 장안구 정자동 수성고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수원=이제원 기자 |
이처럼 높은 투표율은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이 3-2로 한나라당을 누름으로써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강한 여당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하다는 등식이 다시 한번 들어맞은 셈이다.
투표율이 가장 위력을 발휘한 곳은 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였던 수원 장안이었다. 이곳의 투표율은 35.8%로, 전체 평균에 다소 못 미치지만 퇴근한 30∼40대 젊은 직장인 등이 막판에 몰리면서 30%대 중반을 넘어섰고 결국 젊은층에서 강한 민주당이 승리했다.
특히 3800명 가량의 유권자로 여야의 집중 공략대상이 됐던 성균관대 학생들이 80%를 차지한 율전8투표소는 40.0%의 투표율로 장안 평균 투표율을 4%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이 투표소에서는 이 후보가 963표를 득표,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424표)를 두 배 이상 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양산에서도 ‘친노386’인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한나라당 박희태 당선자에게 석패한 데는 5개 선거구 중 가장 높은 43.9%의 투표율 덕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선거구에선 ‘집권여당 거물후보 대(對)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계승하는 후보’라는 경쟁구도가 형성되며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 18대 총선 때의 40.5%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4개 군 중 3개 군에서 후보가 출마해 막판까지 치열하게 접전을 펼쳤던 ‘충북 4군’도 42.9%로 평균을 상회했다.
이곳에서 정범구 당선자는 인구가 가장 많은 음성에서 52.0%를 얻었고, 괴산 출신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는 고향에서 55.0%의 지지를 받았다. ‘고향사람 찍어주자’는 소지역주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진우 기자 dawn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