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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피해보상 재판 최고심까지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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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 피해자보상추진協 김민철 집행위원장
“일본 사법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 10년 가까이 싸워온 유족들이 많이 지치고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실망은 했어도 좌절은 하진 않습니다. 최고심(대법원)까지 갈 겁니다.”

한국인 피해자 416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전후 최대 보상재판인 ‘재한군인군속 재판’ 항소심이 29일 일본 도쿄고등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역사를 직시한다’는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섰지만 일본 사법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유족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재판에 참석했던 김민철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집행위원장(사진)은 3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족들의 실망을 전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곧바로 사법부가 1심 판결(기각)을 뒤집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기각하려면 왜 기각하는지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데, ‘기각한다. 재판 비용은 원고 측이 부담한다’는 단 두 문장만 읽고 도망치듯이 재판정을 빠져나가는 판사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보상문제는 모두 끝났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가 야스쿠니신사에 한국인 강제징용자들의 명부를 넘겨 합사하게 만든 것도 행정 서비스일 뿐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니어서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하토야마 정권의 전후보상 문제 대응에 대해 “자민당 정권 때는 아예 우리를 상대하지를 않았다. 거기에 비하면 민주당은 최소한의 소통 창구는 마련돼 있다”면서 “이시게 에이코(石手鍈子) 등 민주당 의원 3명이 재판 후 열린 보고대회에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토야마 정권이 이미 총선공약으로 야스쿠니 합사와 시베리아 억류자 문제 해결 등을 추진키로 한 만큼 향후 일본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보상운동을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은 한일합병 100년째로 묵은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우호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여론이 양국에서 높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전후보상 재판은 양국의 불행한 과거사의 총결산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