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가 “헌법재판소의 변형결정 효력을 인정하자”고 밝혀 그동안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법원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양형조사관 문제에 이어 또다시 검찰·변협이 한편이 돼 법원과 대립하는 모양새다.
6일 국회에 따르면 법무부·검찰은 한나라당 이주영, 민주당 전현희,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이 낸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헌법불합치, 한정위헌 등 변형결정 근거를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원들은 “헌재법을 고쳐 그동안 변형결정 효력을 부정해온 법원이 이를 인정하게 하자”고 주장한다.
변협도 최근 국회에 낸 의견서에서 헌재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헌재 변형결정의 입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 문제에선 헌재 의견을 경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한 판사는 “변형결정 효력이 인정되면 헌재가 한정위헌, 한정합헌 등을 통해 법률 해석을 좌우하고 더 나아가 법률을 창조할 수도 있게 된다”며 “검찰, 변협은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알면서 찬성 의사를 밝힌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거쳐 개정안을 정식으로 상정했다.
검찰·변협이 같은 목소리를 내며 법원과 치열하게 다투는 사안은 또 있다. 대법원이 양형기준 시행에 따라 도입을 추진하는 양형조사관이 그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양형조사관 신설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하지만 법무부·검찰은 “법관이 검찰,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물을 갖고 양형 판단을 해야지 직접 법원 직원을 시켜 양형조사를 한다는 건 논리에 안 맞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변협도 “지금의 형사소송 구조에서 양형조사관을 신설하는 건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며 “정 양형조사관을 두려면 법무부 소속으로 하는 게 옳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냈다.
법원은 주요 현안에서 검찰, 변협이 자꾸 법원과 반대편에 서는 것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눈치다. 대법원 한 관계자는 “검찰이 헌재법 개정에 찬성하고 나선 건 법원을 견제하기 위해 다른 기관, 즉 헌재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양형조사관 이어 헌법재판소법 개정 싸고…
검찰·변협 “헌재 변형결정 효력 인정” 한목소리
법원 “인정땐 헌재가 법률해석 좌우” 심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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