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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 속셈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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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정전체제 강조 위한 전략 가능성
“현장 상황·향후 추이 지켜봐야” 신중론도
한반도 안보문제 전문가들은 11일 전날 발생한 남북 서해교전과 관련, 오는 18일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맞물려 한미 정상회담의 새로운 돌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측의 기획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장 상황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연내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양자 대화에도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덕민                          ◇김기정                          ◇양무진                          ◇백승주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장=이번 사건이 우발적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북측은 가끔 중요한 교섭을 앞두고 자신이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모험을 감행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도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노동미사일 발사나 서해안 교전 등을 일으킨 적이 있다. 성동격서 격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알리기 위해 일으킨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북미 양자 대화에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과거 패턴이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 대응은 일단 신중하고 적절한 대응이라고 본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상당히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핵문제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한반도 정전체제를 강조하기 위한 전체적인 전략 속에서 의도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북미 대화는 큰 수순에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다할 영향은 없을 듯하다. 북이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를 잘 읽어야 하는데, 미사일과는 다른 형태의 도발을 취함으로써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 문제를 환기시키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북측이 의도한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당분한 남북관계 경색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이 11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3차 서해교전 이후 개성공단 등 남북교류사업 현장의 전반적 분위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
과거 경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사건은 남북 군부의 경직된 상황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충돌로 분석하고 싶다. 왜냐하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스스로 대미대남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반도 긴장 고조가 목적이었다면 사태 발생 후 격렬한 성명 담화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경비정이 한 척만 내려온 것도 의도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단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오바마 대통령 방한이나 북미 대화 등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강조하려고 유도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 정부 대응은 부족한 점이 많다. 군은 마땅히 교전수칙에 따라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러나 정치권 대화 초점이 잘못됐다. 평화적 해결이나 사전예방적 차원을 모색해야 한다. 남 승리, 북 패배 식의 이분법적 평가는 정치적인 본분이 아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북한의 의도성 여부를 보자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었던 내용이나 통신감청 상황을 파악해야 북한이 의도적으로 도발을 기획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화국면에 앞서 혼란스러운 내부를 단속하고,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액션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실질적인 무력충돌과 관련, 일각에서는 해군의 대응을 과잉이라고 지적하지만, 작전 성공 여부로 봤을 때 우리 피해가 작았다. 북미나 남북 관계는 큰 틀에서 볼 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우승·조수영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