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을사조약 당시 중추원 고문을 지낸 고희경의 후손들이 물려받은 토지매각 대금을 지난 9월 소송 없이 국가에 반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미 처분한 친일재산을 후손들이 법적 분쟁 없이 국가에 돌려준 첫 사례다.
위원회에 따르면 고희경의 후손 중 일부는 2006년 2∼10월 물려받은 토지 2만4800여㎡를 4억8000여만원에 팔았다. 위원회는 이 토지에 대해 2008년 11월 ‘친일재산 확인 결정’을 내렸으나, 이미 제3자에게 팔려 후손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가압류 신청을 했다. 고희경의 후손들은 위원회와 재산 반환 절차를 협의해 법적 분쟁을 거치지 않고 국가에 당시 매각대금을 반환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친일 행위자 후손들이 물려받은 재산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과거사 청산을 통한 국민통합의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고희경 후손의 재산 반환 이후 다른 친일 행위자 후손도 화해계약을 통해 약 2700만원을 국가에 반환했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친일행위자 114명의 토지 845만3000여㎡(시가 1600억원)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렸으며, 이 중 61건에 대해 행정소송이 제기돼 13건은 국가귀속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나머지 58건은 1심과 항소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제3자에게 매각된 친일 재산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소송은 현재 1건이 확정되고 다른 1건은 진행 중이며, 8건은 소송 준비 중이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고희경 후손들 토지매각대금 4억8000만원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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