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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고분양가 부메랑’에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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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앞둔 계약자들 가격인하·해지 요구 봇물
2년전 상한제 피해 밀어내기식 분양이 화근
시세, 분양가 밑돌아… 입주연기·소송사태도
대형건설업체인 A사는 이달 초 입주가 시작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한 아파트 때문에 수개월째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계약자들이 입주를 미룬 채 변호사를 선임해 부실시공과 사기분양 등을 주장하며 계약해지 소송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분양 당시 설명에 없었던 원형보전지역 등으로 분양가가 부풀려졌다”는 게 계약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건설사는 계약자들이 속내를 감춘 채 생떼를 부리고 있다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았다가 프리미엄이 빠지니까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들어주지 않자 분양가를 깎아 달라며 억지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아파트 128㎡형은 현 시세가 분양가(4억2470만원)보다 3000만∼4000만원가량 떨어진 상태다.

건설사들이 2년 전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밀어내기식’ 아파트 분양을 했다가 되레 부메랑을 맞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22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12월부터 내년 6월까지 서울과 수도권(경기·인천)의 입주 예정 아파트는 무려 7만1784가구에 달한다. 이는 최근 5년간 같은 시기의 입주물량 가운데 2005∼2006년의 9만449가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것이다.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이처럼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린 까닭은 건설사들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피해 2007년 말부터 약 6개월간 대거 밀어내기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사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졌다는 점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내년 6월까지 입주예정인 곳 중 740개 주택형을 뽑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0% 정도는 프리미엄이 없거나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문제가 심각한데, 경기 남양주의 ‘남양주호평파라곤’(1275가구) 281㎡형의 경우 분양가가 10억9950만원이었는데, 최근엔 10억원짜리 물건이 인근 부동산업소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또 경기 광주 ‘경남아너스빌1단지’(435가구) 276㎡형은 분양가 대비 5000만원 이상 빠진 12억원에, 김포 ‘오스타파라곤1블록’(606가구) 169㎡형은 약 4000만원 떨어진 6억2123만원에 매매 하한가가 형성돼 있다.

이처럼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생기자 계약자들의 계약 해지, 분양가 인하 요구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해 분양대금을 깎아주는 곳까지 생겨났다. 실제 얼마 전 입주를 시작한 경기 용인 B아파트는 청약 당시 3.3㎡당 1300만원대에 분양했으나 입주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건설사가 최근 분양가를 20% 할인해주기로 했다.

분양 열기에 편승한 건설사의 고가 및 밀어내기 분양은 결국 이처럼 ‘독’이 돼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게 건설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대표는 “지금의 청약열풍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수요자는 양도세 혜택 등에 현혹되지 말고 상품 본질의 경쟁력, 특히 분양가가 적정한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마이너스 프리미엄 형성된 수도권 주요 입주 예정 단지
(11월17일 현재, 단위:원)
지 역   아파트명 공급면적(㎡) 매매하한 분양가 총가구수
고양시 덕이동 신동아파밀리에(A2블럭) 184 8억900만 8억2400만 1208
214 9억7000만 9억9000만
광주시 송정동 우림필유 109 3억1000만 3억2000만 368
149 4억9000만 5억
탄벌동 경남아너스빌1단지 137 4억3000만 4억5330만 435
276 12억 12억5205만
김포시 걸포동 오스타파라곤(3블럭) 139 4억9830만 5억2386만 440
194 7억2143만 7억6413만
남양주시 호평동 남양주호평파라곤 159 5억1500만 5억2150만 1275
281 10억 10억9950만
파주시 교하읍 삼부르네상스(A18-2BL) 128 4억205만 4억1205만 724
171 5억6710만 5억7110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