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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등에 업고 공수처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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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계좌추적권 추진 파장
이재오 위원장 “별도 비리 수사기구 필요”
野 반발 불보듯… 검찰과 역할 중복도 논란
국민권익위의 권한 강화는 예고된 일이었다. 결국 지향점은 공직자비리수사처였다. 정권 실세인 이재오 전 의원이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미 복선은 깔렸다.

이 위원장은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수처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위공직자 비리를 별도로 전담수사하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10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선 “수사권은 몰라도 조사권 정도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모두가 권익위의 권한강화, 나아가 사실상 공수처로의 변신을 위한 예고이자 정지작업이었던 셈이다.

물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권익위의 변신이 성공한다고 해서 엄밀히 공수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임의로 고위공직자의 금융계좌를 열어볼 수 있는 ‘계좌추적권’은 행사하지만 인신을 구속하고 기소하는 ‘수사권’마저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 공수처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계좌추적권 행사만으로도 얼마든지 고위공직자의 비리 증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보태지면서 공직자비리 수사에서 무소불위의 권력기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고 권익위의 뜻대로 변신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당장 야당은 그 저의를 의심하며 발목을 잡을 테고 검찰도 ‘수사의 중복’을 이유로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이와 관련, “정권 실세인 이 위원장이 정상적 절차와 논의를 무시한 채 사적 의도로 권익위 조직을 바꾸려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의구심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이렇게 된다면 권익위가 권력 내부의 감시, 통제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검찰의 ‘불편한 입장’은 노무현 정부때부터 누누이 확인된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달 19일 국정감사에서 공수처 신설에 대해 “새 조직을 만들어 어렵게 가느니 저희 조직을 통해 해나는 게 낫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6대 대선 공약이었다. 고위공직자 부패척결과 검찰개혁이 명분이었다. 하지만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좌초됐다.

박진우 기자

■국민권익위법 개정안 주요 내용
  현 행 개정안
11조 국무총리 소속으로 국민권익위원회를 둔다. (개정)대통령 소속으로 국민권익위원회를 둔다
14조   (신설)위원장은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고 국무총리에게 의안 제출을 건의할 수 있다.
28조3   (신설)위원회는 부패방지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서 공공기관에 대해 공직자 부패행위 관련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59조 위원회는 신고자에게 필요한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위원회는 신고자, 피신고자, 이해관계인, 관계공직자에 대한 출석 및 의견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신설)위원회는 고위공직자 부패행위의 경우 신고내용 확인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금융기관 특정점포의 장에게 금융거래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그장은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