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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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잇단 대형 참사에 우울한 연말

러시아 국민이 잇단 대형 참사에 예년에 없이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5일 러시아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새벽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천200㎞ 떨어진 우랄 지역 페름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불꽃놀이에 의한 폭발과 그에 따른 화재로 현재까지 103명이 숨지고 135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날 오전 국영 TV 등을 통해 참사 소식을 접한 러시아 국민은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구조대원들이 들것에 부상자를 후송하는 장면을 보고 처음에는 방송국에서 1주일 전 열차 테러 상황을 다시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불과 몇 시간 전 일어난 나이트클럽 화재 장면이라는 것을 알고, 아연 질색했다.

열차 테러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시도 않았는데 또다시 200여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접한 국민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러시아 국민은 사전에 용의주도하게 계획되는 테러는 막을 길이 없다 하더라도 소련 시대나 있을 법한 이런 폭발과 화재 참사와의 악연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도 1월 코미공화국의 한 요양원 화재로 23명이 숨졌고 2월에는 아스트라한주에서 아파트 화재로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8월에는 시베리아 남부에 위치한 러시아 최대 수력발전소 '사야노-슈센스카야' 발전소에서 변압기가 폭발, 75명이 숨지면서 러시아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됐다.

그리고 지난달 13일과 23일에는 울랴노브스키시의 한 해군 부대 병기창에서 폭발 사고가 잇달아 발생, 군인 10명이 사망했다.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한 모스크바 시민 올야(35)는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슬픈 일이다. 그리고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연말 잇단 참사에 전국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왁자지껄한 송년회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경찰은 지난 열차 테러 사건의 용의자로 3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을 지목하고 이들의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오후 9시30분께 승객 661명과 승무원 21명을 태운 넵스키 166호 급행열차가 노브고로드주(州) 지역을 지날 무렵 갑자기 철로에서 폭발물이 터져 후미 객차 3량이 탈선했고 이 중 2량이 전복, 파손되면서 27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부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