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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당들이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단기기억상실은 짧은 시간에 많은 알코올을 섭취해 뇌가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아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술을 천천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공복 상태에서는 피하고 두부·생선 등 고단백질의 안주를 함께 먹는 게 필요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우리 몸에 들어온 알코올의 10∼20%는 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흡수된 알코올은 혈류를 통해 간으로 가서 대사되고 약 10%는 폐를 통해 처리된다. 적당량의 술은 긴장감 해소와 기분을 호전시키고, 식욕을 북돋아 주고 피로감을 없애 준다. 하지만 과다한 음주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자신의 주량에 맞게 적당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 차례 마실 수 있는 적당량은 알코올 40g 정도로 소주는 반 병, 양주는 스트레이트로 3잔, 맥주 1∼2병 정도이다.
같은 술이라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게 몸에 덜 해롭다. 알코올의 흡수 속도는 술 종류에 따라 다르다. 위스키 등의 증류주가 맥주 등의 발효주에 비해 흡수 속도가 빠르다. 똑같은 농도를 마시더라도 도수가 약한 술이 독한 술보다 덜 해롭고, 탄산음료 및 이온음료와 섞어 마시거나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셔도 흡수속도가 증가한다. 폭탄주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술자리는 가능하면 1차에서 끝내고, 술 마신 후에는 일정기간 휴식이 필요하다. 간도 알코올을 해독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술자리는 주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술은 약한 술부터 독한 술의 순서로 마시는 것이 좋다. 안주와 함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치즈·두부·고기·생선 등의 고단백질 음식이 간세포의 재생을 높이고 알코올 대사 효소의 활성화를 높이며 비타민 보충을 해주므로 안주로 좋다.
# ‘필름 끊김’은 블랙아웃의 시작
술 마신 후 ‘필름이 끊긴다’고 흔히 표현되는 단기기억상실은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이라 한다. 블랙아웃이 되더라도 음주 직전 습득한 정보나 그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장기기억에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음주 중 입력된 내용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 기억해 내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5% 정도부터 기억력 장애가 나타난다. 대개 이 정도는 소주 5∼6잔가량을 마신 후 다른 사람과의 대화 내용을 종종 기억 못 하는 수준이다. 블랙아웃에는 음주 이후의 일정 기간을 전혀 기억 못 하는 총괄적 블랙아웃과 일부만 기억을 하는 부분적 블랙아웃이 있는데, 대체로 부분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블랙아웃은 음주량과 관련이 많다. 특히 급격한 혈중 알코올 농도 상승에 영향이 있다. 갑작스러운 알코올 증가가 뇌로 하여금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다. 또 공복시의 음주도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급히 올려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블랙아웃은 음주 후 수 시간, 즉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고 있는 시기에 발생한다.
블랙아웃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될 경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온몸에 퍼지는데, 특히 뇌는 다른 장기들보다 피의 공급량이 많기 때문에 뇌세포가 손상을 입는다. 초기엔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적 변화 없이 다시 원상회복이 되지만, 필름 끊기는 일이 반복되면 탄성을 잃은 스프링처럼 뇌에도 영구적인 손상이 와서 종래에는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가 쪼그라들면서 가운데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된다.
# 물 많이 마시고 비타민 섭취
숙취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수분은 탈수를 교정해 주고 알코올 처리를 빨리 해주는 작용을 한다. 수분 보충은 보리차나 생수를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다. 술로 인해 떨어져 있는 혈당을 높이기 위해서 당분이 들어 있는 꿀물도 좋다. 수분과 함께 전해질 음료도 보충해 주면 좋다.
수분 섭취와 함께 중요한 것이 비타민 섭취이다.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전통적으로 알려진 콩나물국이나 비타민C를 비롯한 종합 비타민 보충이 바람직하다. 콩나물 뿌리엔 알코올 대사과정을 촉진하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비타민은 과음으로 인해 가라앉은 인체대사를 촉진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가벼운 운동은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기분도 상쾌해지고 숙취도 빨리 해소할 수 있다. 보통 술을 깨기 위해 사우나를 하는데 득보다 실이 많다.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을 감소시켜 탈수를 더욱 심화해 알코올 대사를 더디게 하고 증상을 더 심하게 할 수 있다. 사우나보다는 온탕욕이나 가벼운 반신욕을 하는 것이 좋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훈 교수,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