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제출했던 엄기영 MBC 사장(사진)이 유임됐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이사장 김우룡)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지난 7일 일괄사표를 제출한 MBC 경영진 8명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엄기영 사장과 한귀현 감사, 김종국 기획조정실장, 문장환 기술본부장이 낸 사표는 반려하고 김세영 부사장 겸 편성본부장, 이재갑 TV제작본부장, 송재종 보도본부장, 박성희 경영본부장의 사표는 수리했다.
그러나 ‘제2기 엄기영호(號)’ 앞날은 여전히 험난하다. 엄 사장은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MBC에 대한 공정성·객관성 시비 해소와 방문진 등이 요구하는 경영 혁신, 이번 사태로 더욱 불거진 내부 구성원들 간 갈등 봉합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편성·제작·보도·경영본부장 등 이번에 경질된 보직 면면을 보면 방문진이 향후 엄 사장에게 주문하는 바는 명확하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100분토론’의 시청자 의견 조작, ‘뉴스데스크’의 경쟁력 약화, 지상파 3사 중 최하위 경영 평가 등에 대한 책임을 물은 만큼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 경영수지 개선에 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으라는 얘기다.
시한도 정해졌다. 김우룡 이사장은 “사표 반려와 재신임은 다르다”면서 “내년 2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필요하다면 새로운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여운을 남겼다.
MBC노조의 거센 반발은 엄 사장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 이사장에 대한 퇴진 투쟁을 선언한 노조는 2011년 2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엄 사장이 스스로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방문진이 엄 사장에게 내년 2월까지 못박은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 개정과 구조조정 등 경영 혁신 방안은 하나같이 노조와의 격렬한 마찰이 예상되는 사안이다.
송민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