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가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이 앞에 서면 벌떡 벌떡 일어난다. 내가 볼땐 그렇다. 아주 당연히 일어난다. 그래도 안 일어나는 아이들 많다고 투정하는 노인네들을 보았다.
노인석이 따로 있다. 그건 어느나라나 그런 것 같다. 나는 그동안 은퇴후 의료 보험이 없어져서 의사에게 가는 것을 좀 소홀히 했다. 그래서 이번엔 서울에 돌아와서 단단히 치료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리치료도 매일 다니고 열심히 걸음도 걷는다. 날씨가 아직은 춥다.
눈뜨고 나가서 전철을 타면 사는 모습들이 활기에 넘친다. 전철안에서 물건 파는 상인들이 여러 종류가 있다. 조그만 구두칼, 본드, 벨트, 스타킹, 행주 등 대개 천원 짜리는 그래도 잘 팔린다. 5천원 하는 허리 벨트는 잘 안 팔린다. 기본요금 900원 하는 전철안에서 5000원 짜리는 비싼가 보다.
나는 그들의 물건 파는 모습들이 눈물겹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40대의 아주머니가 전철 중간에 서서 명강의를 한다. 눈도 안 마주치고 당당히 서서 자기가 할말을 다하고 승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진솔한 생활인의 당당함이 배여 있고 천원이면 하나 팔아주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지팡이 짚은 노인이 껌을 팔기도 한다. 그것도 내가 가끔 팔아 드린다.
아침 시간엔 출근 전쟁인지 승객들이 붐비나 낮엔 한가해서 빈자리도 많다. 당산역 2호선을 잡고 광진 구청역에서 내린다. 꼭 40 분 걸리니 한숨 자도 되는 거리이다. 전철 안이 삶의 터전인 상인 들에 비하면 전철역을 중심하고 포장마차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영세상인에 속 한다.
요즘 경제난이란 말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나 그래도 부자 들은 그런 말들과는 상관없는것 같다. 미국여자들 보다는 외모에 신경을 쓰는 허영에 분칠하는 여자들도 많다. 보톡스 맞은 사람, 성형에 중독되어 성형 외과 의사에게 매달리며 사는 여인들, 전철 안의 아주머니 상인들과 비교 된다. 스타킹 몇개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근로자와 비싼 보톡스 주사로 돈을 펑펑 쓰는 여인네는 분명 비교된다. 내 눈에 비치는 고국의 허와실. 인간의 사는 모습들. 참과 거짓, 입에서 나오는 무책임한 낭설들….
아닌건 꼴을 못보는 정의로운 사람들 하며 나는 아주 재미있는 세계에 들어온것 같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다 알아들는다는 것은 재산이다. 글을 쓰는 내게 있어서 사람 사는 이야기는 정말 값진 은행 통장 같은 것이다. 하루 하루 살아가면 나는 수없이 많은 소설을 쓴다.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그 무수한 말들은 우주를 떠다니면서 내게 글감을 제공한다.
그 중에서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전철역안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이다. 이젠 탈때마다 오늘은 무슨 무슨 장사들이 물건을 팔을라나 기대가 되기도 한다.
유노숙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50.blogspo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