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결승행 좌절, 순위 결정전 실격…. 남자 쇼트트랙의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성시백(23·용인시청·사진)이 잇단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성시백은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탈락에 이어 파이널B(6∼7위 결정전)에서도 실격의 아픔을 맛봤다.
성시백은 한자량(중국)과 단 둘이 트랙에 오른 파이널B에서 예상대로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심판이 성시백에게 어깨 다툼으로 충돌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실격을 선언해 성시백은 졸지에 7위로 내려앉았다.
성시백은 앞선 준결승에서도 ‘0.006초’에 땅을 쳐야 했다. 성시백은 준결승 2조에서 1분25초068의 기록으로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샤를 아믈랭(캐나다)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2위 아믈랭(1분25초062)과의 차이는 불과 0.006초. 성시백은 결승선 통과 때 스케이트 날을 쭉 밀며 아믈랭과 비슷하게 들어왔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아믈랭에 근소하게 뒤진 것으로 확인되며 결선행이 좌절됐다.
성시백으로선 지난 18일 벌어진 예선에서 1분24초24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준준결승에 올라 메달 전망을 밝혔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특히 성시백은 이날 앞서 진행됐던 준준결승에서도 조 1위로 가볍게 준결승에 올랐을 정도로 페이스가 워낙 좋아 무난한 결승행이 예상됐다.
성시백의 이 같은 불운은 지난 14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 1500m 결선부터 시작됐다.
당시 결승선을 20m가량 앞에 두고 이정수(단국대)에 이어 2위를 달리던 성시백은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던 이호석(고양시청)의 스케이트날에 걸려 넘어지면서 거의 손에 넣었던 메달을 날려버렸다. 당시 한국은 이정수, 성시백, 이호석이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해 금, 은, 동 싹쓸이가 기대됐으나 뜻밖의 충돌 사고로 메달 석권 기회를 놓쳤다. 성시백의 뒤를 따라오던 오노가 어부지리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성시백은 심신을 추스른 뒤 오는 27일 개인 500m 및 단체 5000m 계주에 출전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최단거리인 500m는 스타트에서 순위가 결정될 만큼 순발력이 필요해 성시백이 오노만 제친다면 금메달도 가능한 종목이다. 대표 선수끼리 엉덩이를 밀어주는 5000m 계주는 한국의 확실한 전략 종목이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