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같은 게 좋은 거다. 그래서 돌아간다. 내가 울 수 없으니까 하늘이 대신 울어줄 거다. 찰리를 절대 잊지 못할 거야.”(레이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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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증 환자인 형 레이먼드로 열연하고 있는 박상원(오른쪽)과 동생 찰리 역의 원기준. |
영화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아가는 자동차 중개상 찰리가 아버지의 유산을 의식, 수소문한 끝에 만난 자폐증 환자인 형 레이먼드와의 짧은 여정을 통해 진한 형제애를 느낀다는 줄거리다. 찰리의 삶에 짐이 될 것을 걱정한 레이먼드가 함께 살자는 찰리의 제안을 거절한 채 자신이 지내던 병원으로 돌아가는 대목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연극 ‘레인맨’은 자동차 중개상 찰리가 ‘돈 만을 신봉하는’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로 됐다는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무대 특유의 생동감,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배우들의 조합이 나타난다.
한국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읍과 그의 친동생인 뮤지컬 스타 남경주가 레이먼드와 찰리로 만나는 게 그 첫 조합이다. 친형제가 함께 무대에 선 것은 1990년대 초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이후 실로 오랜만이다. 둘이 연극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하나는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굳힌 박상원과 드라마 ‘주몽’으로 얼굴을 널리 알린 원기준의 조합이다. 지난 19일 밤 공연은 ‘박상원-원기준’ 조합의 무대였다. 중후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상상한 관객이라면 박상원의 전혀 다른 매력을 확인하게 된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득점왕은 에우제비오, 포르투갈, 9득점.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 서독 게르트뮐러 10득점…. 1976년 12월 15일 뜨거운 물에 데인 찰리가 화상을 입었다. 성경을 다 외웠다. 요한복음 14장은….”
레이먼드는 본 것은 뭐든지 기억하고, 늘 혼잣말로 뭔가를 중얼중얼한다.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와 특이한 몸동작의 자폐증 환자를 소화한 박상원은 “연기 변신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남경읍의 레이먼드는 박상원과는 다른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관록과 연륜을 자랑하는 배우 민지환이 레이먼드의 주치의 월터 브루너 박사로, 장래가 촉망되는 여배우 박민정이 찰리의 여자친구 수잔나 팔미에리로 연기한다. 변정주 연출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찰리의 변화를 지켜 보면서 자신이 가진 마음의 벽들을 허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