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한일협정) 체결 당시 ‘협정 체결 후에도 개인 청구권은 유효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일본 외무성의 내부 문서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이는 일본 정부가 그동안 “1965년 한일협정으로 개인 청구권도 포기됐다”면서 위안부나 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요구를 묵살해온 논리를 뒤집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외무성은 ‘평화조약에서 국민의 재산 및 청구권 포기의 법률적 의미’(1965년 4월6일자)와 ‘일한 청구권조약과 재한(在韓) 사유재산 등에 관한 국내 보상 문제’(19965년 9월1일자) 등 3건의 문서에서 “한일협정 2조의 의미는 국제법상 국가에 인정된 고유한 권리인 외교보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것이고, 국민의 재산(개인청구권)으로 국가 채무를 충당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이 상대국 국내법상의 청구권을 갖는지, 아니하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당시 한일협정과는 별개로 징용 피해자 등의 개인 청구권은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들 문서는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와 후지코시(不二越)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측 변호인단이 2심 재판의 증거자료 보충을 위해 2008년 공개된 일본정부의 한일협정 외교문서(6만여쪽)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변호인단은 2심재판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이 문서들을 근거로 일본 정부를 압박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일협정 제2조의 ‘체약국 및 국민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어떤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 양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위안부나 징용 피해자의 보상요구를 거부해왔다.
징용 피해자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최봉태 변호사는 “필요할 때마다 말을 바꿔온 일본 정부가 한일협정 체결 직전에 내부적으로 법률관계를 검토한 뒤 개인 청구권이 협정 체결 후에도 유효하다고 결론을 내린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하토야마 정부가 미일 밀약 관련 문서를 모두 공개한 만큼 한일회담 관련 문서도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2008년 한일협정 문서 공개 당시 민감한 부분은 대부분 먹칠을 해서 공개하는 바람에 아직도 전체 문서의 25%가량은 확인이 안 되고 있어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일본 측의 전면공개가 필요한 상황이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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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무성 내부문서 뒤늦게 확인
日 ‘위안부 손배 요구’ 묵살 논리 뒤집어
日 ‘위안부 손배 요구’ 묵살 논리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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