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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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도망친 미군남편 찾아드립니다”

“도망친 미군 남편 찾아드립니다.”

주한미군이 부인과 가족을 버리고 도망친 미군 남편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미군 전문지인 ‘성조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한국에 근무하는 미군이 제3국 국적을 보유한 부인과 가족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을 경우 해당 군인을 찾아주는 ‘버림받은 배우자 핫라인(Abandoned Spouses Hotline)’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동두천 주한미군 근무지역(AreaⅠ)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주한미군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30여명의 ‘버림받은’ 여성들이 이 제도의 도움을 받아 남편의 소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두천 지역 주한미군의 배우자 중에는 필리핀 등 제3국 여성들이 많은데 이들 중 일부는 남편이 아무런 얘기도 없이 한국을 떠나 가족과 함께 한국에 버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주한미군측은 전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군들이 군복무 중 일시적으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제3국 여성과 결혼한 뒤 군생활이 끝나는 시점이나 휴가에 맞춰 부인과 자녀를 버리고 본국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태는 정말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이런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미군에게 1차로 이메일을 보내고, 아무런 답장이 없을 경우 곧장 미군 지휘체계에 의해 강제로 가족을 부양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가족을 버린 미군은 규정 위반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될 수도 있다.

이 제도는 또 해당 여성의 이민 등에 필요한 비자와 영주권, 사회보장번호, 의료 및 법률서비스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미군 방송인 AFN은 방송을 통해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타갈로그어(필리핀 공용어) 등 5개 국어를 이런 사실을 알리고 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