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만큼 연예계의 군 입대 판도가 바뀌고 있다. 군 제대 후에도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스타들이 매년 늘고 나고 있는 것.
특히 예능 스타들은 방송에 컴백하자마자 바쁜 행보를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소집해제 된 ‘국민 꼬맹이’ 하하는 바로 MBC ‘무한도전’에 합류하는 등 공백을 무색케 했고 넘치는 끼로 군 입대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전적이 있는 ‘어리바리’의 대명사 김종민은 녹슬지 않은 변함없는 끼를 과시하며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 자리를 꿰찼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정된 캐릭터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군 제대 전부터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것에는 그들의 캐릭터에 그만큼 목말라하고 증거다.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아직 적응기 단계를 거치고 있는 이들이지만 앞으로의 활력소로 기대해볼 만하다.
군대 다녀오니 ‘비호감’에서 ‘호감’으로…“제대 후 더 잘나가요”
입대 직전 미국 국적을 선택해 아직도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유승준의 사례를 시작으로, 연예계의 군 문제는 ‘피하기’보다 ‘정면 돌파’로 바뀌기 시작했다. 차라리 당당히 군 생활을 마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연예인들의 모범적인 군 생활 사례는 이미지 상승에 큰 몫을 하고 있으며 최근 제대한 연예인들이 활발한 두각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대중들의 아낌없는 지지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11월 제대한 천정명은 일반 병들도 꺼린다는 조교로 군 생활을 했다. '악마 조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게 군 생활을 소화했고, 연예인 출신 사병 최초로 특급 전사에 선발, 자대로부터 포상까지 받는 등 모범적인 군 생활로 화제가 됐다.
그룹 god 출신의 김태우 또한 모범적인 군 생활 때문에 제대 후 오히려 인기가 더 높아졌다. 연예인으로서는 특이하게 강원도 화천의 수색대대에서 군 생활을 한 그는 지난해 2월 전역과 함께 군단장 표창장, 사단장 표창장, 화천군수의 감사패 등을 받아 이목을 끌었다. 190cm가 넘는 키의 건장한 체격인 만큼 늠름하고 씩씩한 군인의 모습으로 훈련을 받는 사진들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특유의 친화력 높은 성격으로 재미있게 보낸 군 생활 이야기 또한 방송에서 공개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근 제대한 H.O.T 출신 강타는 국내 팬 미팅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을 순회하며 오랜만에 팬들과 조우할 계획이며 지난해 제대한 장우혁 역시 중국 대형 매니지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오는 5월 중국에서 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대한 배우 공유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때 입대를 선택했다. 입대 직전 출연했던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둬 2년 후를 기대하게 한 케이스다. 공유는 제대 후 한달 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30 여개의 작품에서 잇따른 출연 러브콜을 받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만큼 기대와 신뢰가 높다는 증거다. 군복무를 거치며 한층 완숙 미까지 더해진 공유는 배우로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예인 중 '제대 효과'를 톡톡히 본 스타는 단연 문희준이다. 90년대 최고의 아이돌 HOT 출신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많은 안티팬 또한 존재했다. 댄스가수가 락 음악을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사람들로 인해 한때 자살을 생각할 만큼 악플과 비난 여론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그다. 하지만 병역을 피하려는 몇몇 아이돌 출신들과 달리 당당하게 현역으로 입대했다. 제대 후 그는 방송에서 안티와 악플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꺼낼 만큼 여유롭고 단단해져 있었다. 대중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그의 군 생활 에피소드에 즐거워했다.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는 자신감과 어려움을 극복한 그의 솔직함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비호감’을 ‘호감’으로 이끌어 낸 것이다.
또 지난 2004년 병역비리로 큰 지탄을 받았던 송승헌, 장혁 등도 깊은 반성을 하며 성실히 군복무를 마치고 연예계에 복귀,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송승헌은 제대하자마자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으로 복귀한 후 그 해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장혁은 MBC ‘고맙습니다’ 이후 최근 KBS ‘추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 옛날이여”…과거의 화려함은 어디에
하지만 모든 연예인이 군 제대 후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 '주접 대마왕'으로 불리며 특유의 언변으로 예능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그룹 NRG출신 이성진은 최근 사기혐의로 피소되며 활동에 비상불이 켜졌다.
지난 2008년 군 복무를 마치고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뮤지컬 '싱글즈'를 복귀 작으로 택해 이례적인 행보를 걸은 이성진은 제대 당시 “여러 차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하면서 내가 없는 사이 예능이 많이 변했다”며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 제대 후 예능 프로그램을 몇 차례 출연했지만 예년 같지 않은 입담으로 적응을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기 혐의 사건이 터지자 소속사 측은 “이성진 씨가 현재 활동을 쉬고 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실제로 이성진은 현재 연예인 야구단 활동 이외에는 특별한 방송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가 제대하면서 우려했던 걱정이 현실이 된 셈이다. 예전의 번뜩이고 재치 있는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은 많지만 그가 다시 예전처럼 방송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가수 김종국은 ‘군대 제대 후 더 많은 활동이 기대되는 최고의 가수’로 선정됐을 만큼 대중들의 기대치는 높았으나 가수보다는 예능인으로서 더 특별함을 보여 왔다. 갑작스런 입대를 하느라 입대 이후 4집 앨범을 발매했음에도 당시 앨범 선주문만 10만장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얻었지만 김종국은 제대 후 음악 프로그램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 많은 끼를 발산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를 비롯해 MBC '놀러와',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 '해피투게더 시즌3' 등 게스트가 출연하는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외의 입담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그의 음악 활동을 바라는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많을 터.
1년 여 만에 올해 초 새 정규 앨범을 선보인 김종국은 걸그룹 홍수 속에 남자 솔로 가수로 꿋꿋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예년의 화려함은 없어보인다. 직접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며 남다른 애정을 더했지만 과거의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던 만큼 이미 대중들의 기대치는 높아졌다.
또한 천명훈은 입대 전 컨셉트로 삼았던 ‘싼티’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대중 문화의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만큼 인기다. 이른바 천박하고 유치한 행동과 발언을 일컫는 ‘싼티’는 초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웃음 코드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친근함으로 승화된 케이스다.
이전의 신선하고 특이했던 ‘싼티’의 매력은 점점 익숙하고 흔한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다. 그만큼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천명훈이 풀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 제대를 앞둔 스타들도 많아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군악대에서 군악병으로 복무 중인 성시경은 오는 5월 17일 전역을 앞두고 있으며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복무 중인 이기찬 역시 6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신화의 에릭(본명 문정혁)과 배우 조승우는 오는 10월 제대한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 [WE+]는 Weekend와 Entertainment의 합성으로, 세계닷컴이 만든 '격주말 웹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