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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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천주교 4대강 우려 표명 잘못 해석"

조해붕 신부, 24일 라디오 프로에서 밝혀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를 이끄는 조해붕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장)가 천주교의 4대강사업 우려 표명의 본질을 청와대나 정부 여당이 잘못 해석한 것 같다는 견해를 24일 피력했다.    

 조 신부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지난 12일 천주교 주교회의가 4대강 반대성명을 낸 이후 청와대나 정부·여당에서 천주교 설득작업에 나선 데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조 신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주교연대가 야당이나 시민단체와 공동전선을 펴는 것으로 보거나, 정치에 참여해 선거운동을 하는 듯이 보는 것은 본질을 잘못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운동을 한 적이 별로 없다. 우리는 기본적인 교회의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책사업이 이렇게 잘못된 모습으로 가고 있는 것을 우려하면서 그만큼 내용이 심각하고, 일반적인 법절차 등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도 우리는 이 사업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의 당위성을 거듭 밝힌 데 대해서도 “당장 멈춰야한다. 국가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라면 더 심각하게 고려하고 확인하고 절차를 지켜서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이 맞는데, 동시 다발적으로 수십 군데서 공사를 진행하고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UNEP가 4대강사업이 물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을 살리는 녹색사업의 모범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 데 대해 “우리는 UNEP에 공식적으로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질의하고 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가 주교들을 만나 설득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정 총리는 대학에 계실 때 대운하, 4대강을 반대했던 분이다. 그런데 이제 정부의 총리로 입각해 이렇게 나서는 것은 맥을 잘못 짚는 것 같다”며 “아마 주교단을 찾더라도 오히려  채찍질을 당하지 않을까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