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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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中·日서도 추모 열기 뜨겁다

中, 安의사 행사 첫 공식승인… 하얼빈역 통제
日 ‘시민 네트워크’ 는 특별강연회·사진전 개최
중국과 일본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박진 위원장 등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7명과 한중경제협회 회원 등 한국 대표단 49명은 25일 중국 하얼빈(哈爾濱)을 공식 방문해 안 의사 순국 100주년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지린(吉林)성과 랴오닝(遼寧)성 등 지방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앙정부가 허가한 것으로, 중국 당국이 안 의사 추모행사를 공식 승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방문단의 방중 기간에 맞춰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하얼빈 역 내 의거 현장을 일시적으로 통제했다. 안 의사 저격 장소임을 알리고 안 의사 순국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통제 사유 안내문도 내걸었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항일투쟁의 역사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한국 측이 순국 100주년을 맞아 중국 현지에서 안 의사를 추모하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날 하얼빈에서 열린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그 사상과 현대적 의미’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이들은 26일 뤼순감옥 내 안중근 추모관에서 안 의사 순국 100주년 추모행사를 거행한다.

김좌진기념사업회 및 국가보훈처 소속 관계자 40여명도 731부대 관람 등 기념행사를 가졌다. 남북 공동행사를 준비해 온 안중근기념사업회는 26일 추모식과 함께 남북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일부 시민·종교단체와 양심적 지식인 주도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본 시민들과 학자들이 중심이 돼 발족한 ‘한국병합 100년 시민네트워크’(이하 시민네트워크)는 26일 교토(京都) 지유(自由)대학에서 ‘한일병합 100년을 원점에서 돌아본다’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
시민네트워크는 앞서 1월 17일부터 24일까지 교토에서 ‘한일병합 100년 사진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에서는 안 의사의 친필 유묵(遺墨)과 처형 전 사진 등이 공개됐다.

미야기현 구리하라(栗原)시의 사찰 다이린지(大林寺)의 주지인 사이토 다이겐과 신도들은 해마다 안 의사의 순국일에 맞춰 한국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30년째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도쿄=주춘렬·김동진 특파원 clj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