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어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제연구소들은 가계부채 상환능력이 취약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는 1754만원으로,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의 80%로 집계됐다.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부채 비율은 153%에 달했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도 지난해 10월 50만원을 넘어섰다. 서민은 매달 이자 갚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가계부채 급증세는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소비를 1400억원 줄인 것으로 추산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부진이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가계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돈벌이에 급급한 은행 등 금융기관은 대출금리보다 수신금리를 더 낮춰 이자수익을 늘리고 있다.
어제 물러난 이성태 전 한은 총재는 이임사에서 “과도한 가계부채는 성장잠재력 확충을 어렵게 하는 등 실물경제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국은 가계대출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면서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해 부실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금융권은 가계부채 만기구조를 장기화하고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가계도 재무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앞으로 출구전략이 시행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부채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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