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캐피털의 잘나가는 이사였던 모리스 존슨은 지난해 금융위기 와중에 해고를 당했다. 해고 통지를 받은 존슨의 머릿속에선 자신의 미래보다 아이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그 걱정은 현실이 됐다.
현재 존슨 가정의 수입은 작년의 5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이 돈으로는 두 딸이 다니고 있는 존슨 홉킨스 대학의 1인당 연간 수업료 5만달러(약 5600만원)를 대기에도 벅차다. 15살인 셋째딸도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존슨은 먼저 대학에 간 두 딸이 제대로 졸업할 수 있을지조차 자신이 없다. 그는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미친 듯이 저축했지만 이제는 모두 소용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와 10년에 이르는 미국 주식시장의 침체로 미국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으며, 그 여파가 자식 세대인 10·20대 젊은이에게 더 크게 미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중산층이 해고와 임금 삭감,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자산 감소 등으로 유례없는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식 세대에 교육비나 주택구입비, 결혼비용 등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시장 침체로 퇴직금이 줄어들면서 40∼50대들이 퇴직을 미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젊은이들의 취직 기회도 사라지고 있다. 올해 미국의 65세 이상 노동인구는 2007년보다 50만명이 늘었지만, 지난달 16∼29세의 실업률은 15.2%로 194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신문은 긴 안목으로 볼 때 금융위기를 겪은 10·20대들은 대공황 때 젊은이들처럼 건전한 금전 감각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 벌써부터 젊은이들의 주택 구입이 줄어들고 있으며 주택자금 융자나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당하는 일이 많아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는 등 사회문제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조풍연 기자
美 중산층 몰락… 자녀들 미래도 ‘암운’
기사입력 2010-04-06 23:59:30
기사수정 2010-04-06 23:59:30
기사수정 2010-04-06 23:59:30
금융위기에 해고되거나 임금 줄어
자녀들 교육비 지원 등 제대로 못해
퇴직 늦춰 젊은층 취직기회도 사라져
자녀들 교육비 지원 등 제대로 못해
퇴직 늦춰 젊은층 취직기회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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