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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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묶인 승객 보살펴준 인천공항 넘버원”

화산재 항공 대란에 ‘난민 신세’된 환승객 250명
식음료·난방·의료 지원 등 따뜻한 배려에 감동
세계 최초로 국제공항협회(ACI)의 공항 서비스 평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이 이번엔 세계 고객들에게서 ‘인도적인 공항’으로 찬사를 받았다.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 여파로 유럽편 항공기가 결항되면서 환승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가 발이 묶이는 바람에 ‘난민’ 신세가 된 이용객들은 모두 250여명이다.

이날 항공기 운항이 완전 정상화되자, 이들 가운데 230여명이 인천공항을 떠나면서 한결같이 엄지손가락을 펴고 ‘넘버원 인천공항’, ‘브라보 코리아’를 외쳤다.

인천공항 지하 1층 한가족쉼터에서 같은 신세인 환승객들을 위해 즐거운 오락과 함께 몸을 풀어준 프랑스인 캐롤린 부리(24·여)씨는 “인천공항의 인도적인 배려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다음 기회에는 꼭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한국을 찾아 여행을 하고싶다”면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영국인 콜린(63)씨 부부는 “만성적인 고혈압으로 위기를 맞았는데, 공항의료센터에서 약도 받고 치료를 받았다”며 “인천공항이 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뛰어넘어 인도적인 측면에서 허브공항이 된 느낌”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독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예리네크(57)씨는 “인천공항의 서비스는 다양하고 신속했으며, 식음료와 심지어 음식점 쿠폰까지 지원받았는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받은 이 같은 따뜻한 배려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 공항 상황과 항공기 결항 여부를 알려주고, 어떤 질문도 친절하게 받아주고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면서 “그동안 한국을 너무 몰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북유럽·서유럽 노선 항공편이 결항되면서 이용객들의 발이 묶이자 이튿날인 16일부터 상주직원들이 이용하는 지하 1층 한가족쉼터를 개방해 샤워실과 숙소로 제공했고, 햄버거와 음료수 세트 등을 지원했다.

심야시간 난방을 틀어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함으로써 감기 예방에 나섰고, 인하대 의료팀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의료센터를 무료 개방해 50여명의 고혈압, 당뇨 등을 앓고 있는 외국인에게 진료를 펼쳤다.

거기다 인천공항 관할 광역자치단체인 인천시도 적극 나서 외국인들에게 에어 매트와 베개, 세면도구, 미추홀 참물 등을 제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더욱이 인천시는 이번 지원에 앞서 공항으로 급파된 유럽 7개국 대사관 직원들을 통해 품목 지원을 결정하는 등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과시했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