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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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 확산… 與 고전 예상

한나라, 자체·외부 여론조사서도 4대 6 열세
민주, 강남·경기 북부외 강세… 종로·중구는 박빙
50%+α’.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기초단체장 당선 목표치다.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승부는 광역단체장과 더불어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 포인트다. 28일 여권 관계자가 밝힌 현재 판세는 6(민주당)대 4(한나라당) 구도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대체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기초단체장 90% 이상을 싹쓸이했던 한나라당이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판세 분석은 여당 내부에서도 공공연히 나온다.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최근 “서울 강남 빼곤 수도권 단체장은 모두 뒤지고 있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18대 국회 이후 두 번의 재선거(부평·수원)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하는 등 정권 견제 심리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2006년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이 서울 25개구에서 전승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강남벨트 이외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야당의 강세 지역인 노원, 강북, 성북 등 강북벨트와 구로, 금천 등 서남권 벨트를 무난히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가 승부처로 판단하는 종로와 중구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도는 31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현재 23개가 한나라당 몫이다. 나머지 8곳 중 구리, 시흥이 민주당이고 6곳은 무소속이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도 구리, 양평, 가평을 제외한 28곳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현재 판세는 민주당이 31곳 가운데 20곳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친여 성향의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나라당 우세는 31개 기초단체장 중 11개 정도”라며 “특히 경기도에서 가장 보수적인 수원이 민주당 우세로 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의정부 동두천 등 경기 북부에서 우위를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부천 안양 성남 등 경기 남부에서 강세다. 인천은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10개 구·군 가운데 9곳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우세지역이나 인천 시민의 40%가 충청 출신이어서 이번 선거에선 세종시 수정 논란이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게다가 서울과 경기에서 불고 있는 정권 심판론이 인천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상수 시장에 맞선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장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면서 기초단체장 선거 분위기도 여당에 썩 좋지 않다는 게 지역정가의 기류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인천 판세도 서울과 경기와 마찬가지로 6대 4로 여당이 열세”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친이(친이명박)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이날 정기모임에서는 “이대로는 수도권 승리를 확신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민심이 좋지 않다” 등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