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기업과 시민단체 등에서 연예인을 내세운 홍보대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톱스타라면 누구나 한 두 개쯤은 맡고 있어야 허전하지 않을 정도. 함께 나누며 베푸는 선행의 의미가 큰 홍보대사부터 중요한 국가 기관의 홍보, 지역의 큰 축제와 문화적 의미의 홍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여성그룹 소녀시대의 서현과 수영선수 박태환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 학생 7560+운동’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올해부터 추진하는 '서울 학생 7560+운동'은 서울 학생의 체력 증진을 위해 일주일에 5일, 정규 체육수업 시간은 물론이고 다양한 휴식 시간을 활용해 하루에 60분 이상 꾸준히 신체활동을 실천하자는 운동이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개그우먼 김미화는 최근 자신이 활동하는 단체에 기업 강사료와 광고료 수입 1,400만 원을 기부했다. 김미화는 “기부금이 저소득 가정 자립 프로그램과 어린이 쉼터에 쓰여지기를 원한다”며 홍보대사로서의 모범을 보였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가은은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 이석연 법제처장과 동반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정부 중앙기관인 법제처의 홍보대사로 위촉됐고, 배우 이준기는 대표적인 한류스타로 선정돼 ‘2010 상하이 엑스포’의 한국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배우 겸 가수 이승기는 사회 공헌의 좋은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판단에 ‘복권위원회 홍보대사’로 선정됐고 가수 인순이는 평소 딸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표현했던 점을 높이 사 포근하고 무한한 사랑을 강조하는 ‘코튼데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매년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세무서 홍보대사’에는 올해 송승헌, 박경림, 정혜영 등이 대거 임명됐다. 해년마다 납세자의 날에는 연예인들이 각 지역의 홍보대사로 임명된다. 강남 세무서에서는 박경림, 강동 세무서에서는 김학래가, 용산 세무서에는 정혜영이, 성북 세무서에서는 정재영이, 동작 세무서에서는 지석진이 홍보대사로 임명장을 받았다. 또 송승헌은 반포 세무서에서, 엄태웅은 성동 세무서에서, 박소현은 영등포 세무서에서, 변기수는 양천 세무서에서 홍보대사직을 부여받았다.
배우 이요원과 전노민은 ‘경상북도 홍보대사’로 활동, 드라마 ‘선덕여왕’에 출연했던 인연을 이어갔고, 개그맨 서경석과 5인조 걸 그룹 포미닛(4minute)은 'KR 녹색철도 건설' 홍보대사로, 개그맨 박준형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또한 영화 ‘서편제’로 유명한 국악인 오정해는 ‘기록문화 홍보대사’로, 박신혜와 송중기는 ‘전국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낙점됐다.
연예인들의 ‘홍보대사’가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체와 연예인이 서로 ‘윈윈’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으로서는 성실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고, 단체에서는 연예인의 유명세로 큰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윈윈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으로서는 최근 나눔과 기부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더 확고히 하며 공익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크다. 또한 대중에게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갈수록 연예인들의 홍보대사 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발기부전 홍보대사, 손씻기 홍보대사…눈길 끄는 이색 홍보대사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정말 이런 홍보대사도 있을까’ 싶은 이색적인 홍보대사도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보톡스 영구 홍보대사’나 ‘발기부전 홍보대사’, ‘손 씻기 홍보대사’, ‘출산장려 홍보대사’ 등 주로 건강과 관련된 홍보대사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흥미를 유발하는 이색적인 홍보대사로는 누가 활동 중일까?
'개그콘서트-분장실의 강선생님'으로 큰 인기를 끈 개그우먼 강유미는 ‘대장·항문질환 예방을 위한 홍보대사’로 위촉을 받고 수술경험자들의 재활을 위한 모임 '장사모(장을 사랑하는 모임)'와 함께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2005년 처음 결성된 '장사모'는 대장·항문질환으로 수술경험이 있는 재활자들의 모임으로 현재 300~400명 정도의 회원들이 모여 재활의지를 격려하는 단체다. 강유미는 환자와 팬들을 상대로 팬사인회도 열었으며 조만간 봄맞이 등산도 함께 할 예정이다.
개그맨 박명수는 ‘A형간염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7월 급성 A형간염에 걸려 활동을 잠시 중단했던 박명수는 이 질병의 위험을 알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로부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박명수는 “직접 병에 걸려 고생해보니 이 병의 위험을 알겠다”며 “많은 분들이 이 질병에 대해 미리 대비하셔서 건강 챙기시길 바란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로 스타덤에 오른 정가은은 ‘보톡스 홍보대사’로 영구 활동하게 된 사연을 TV프로그램에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신인시절 50만원의 계약금을 추가로 받기 위해 영구 ‘보톡스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로 했던 것. 실제로 병원에서 환하게 웃으며 보톡스를 광고하는 정가은의 사진을 쉽게 접할 있다고.
방송인 홍서범은 ‘발기부전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부인인 조갑경과 함께 국내 최초로 발기부전 치료를 위한 홍보대사로 임명된 홍서범은 지난 해 연말 발기부전 환자들을 초대한 공연을 준비하기도 하는 등 모범적인 홍보대사로 손꼽힌다.
이밖에도 최근 드라마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출연했던 배우 장서희는 '피임 캠페인 홍보대사‘로 임명됐으며 모범적인 이미지의 개그맨 박수홍은 지난 2004년부터 '손씻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저출산 시대에 네 명의 아이를 낳은 개그맨 김지선은 '출산장려 홍보대사'로,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안혜경은 2005년 기상청으로부터 ‘빗물오염방지 홍보대사’로 발탁돼 활동한 바 있으며 2007년 SBS드라마 '쩐의전쟁'에서 출연했던 박신양과 박진희도 돈과 관련된 이미지로 인해 '서민 금융 홍보대사'로 활약했다.
또, 영화 '식객'에 출연했던 이하나는 '농식품 소비촉진 홍보대사'로, 이혁재는 몸에 털이 많다는 이유로 2005년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모발학회로부터 ‘탈모 홍보대사’로 위촉된 바 있다.
잇따른 연예인 홍보대사, 득과 실은?
하지만 지나치게 연예인 홍보대사를 선호하는 데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연예인들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본래의 취재와 달리 1회성 이벤트를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행사의 홍보대사인 연예인들이 정작 행사장에 방문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연예인의 인기만 고려해 단체나 행사의 컨셉트와 맞지 않는 선정으로 지적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홍보대사 임명 후 스케쥴이 바쁘다는 이유로 한 번도 얼굴을 본적이 없다”며 “연예들에게 책임의식까지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어떠한 계약 관계가 아닌 상징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책임에 대한 의무가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연예인들에게는 사실상 ‘형식적인 감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애초에 홍보대사 섭외에 응했다는 것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연예인 홍보대사보다 내실 있는 본래의 뜻을 이어가자는 단체의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야하는 각 정치계에서는 스타를 한 홍보에 적극적이다. 직접 연예인이 지지하는 정당을 직접 공개하는 경우도 많지만 정당에서 무분별하게 스타들을 이용하려는 경우도 있다. 모 정당은 김연아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정당에서는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제작한 것'이라는 해명했지만 시민들은 '김연아의 인기를 선거에 가져다 쓰려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김연아와 같이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합성해 당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네티즌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이 일자 내렸다. 또한 ‘경제도 김연아처럼’이라는 내용의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를 당 회의에 내걸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연예인으로서는 홍보대사를 맡아 더 큰 화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는 금연 홍보대사로 활동한 배우가 담배 피우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을 일으켰다. 영국 배우 티나 오브리언(26)은 임신 중임에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목격됐고, 금연 홍보대사로 활동했었던 이력이 알려지며 대중들로부터 더 큰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가장 인기 있는 홍보대사 후보는? 단연 ‘피겨퀸’ 김연아
김연아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다. CF 모델로 한해 1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스타이면서 스포츠와 연예인을 아우르는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다. 한국 최고의 영향력과 파급력에 남녀불문 단연 김연아를 ‘톱’으로 꼽는다.
때문에 홍보대사로서도 단연 1등 후보다. 김연아를 거쳐 간 홍보대사 자리만 해도 10여 개가 넘는다. 경기도 군포시 도장중, 수리고 출신인 김연아는 군포시 홍보대사(2007년 위촉)와 경기도 홍보대사(2006년)로 임명됐고 또 허리디스크 치료받은 것을 계기로 청소년 척추천강지킴이(2007년)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2007년)와 박태환 선수와 함께 국정홍보처의 '다이내믹 코리아'(2007)의 홍보대사로도 이름을 떨쳤다.
지난해 5월에는 인천국제공항 명예홍보대사로 선정됐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012년까지 ‘디지털전환 홍보대사’로 김연아를 위촉했다. 또한 김연아는 최근 '한국 방문의 해'의 홍보대사로 선정돼 라디오 캠페인을 통해 '언어는 달라도 미소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의 따뜻한 정을 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독실한 카톡릭 신자인 만큼 고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이어받은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5월 '스텔라'라는 세례명을 받고 매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십자성호를 긋고 성호경을 바친 후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뿐만 아니라 김연아는 지난해부터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제1호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평창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각종 공식 행사에서 평창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는 한편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꾸준히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동계올림픽의 우수성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위촉식서 “좋은 성적을 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돕겠다”고 말했던 만큼 최근 벤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그 약속을 지켜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WE+]는 Weekend와 Entertainment의 합성으로, 세계닷컴이 만든 '격주말 웹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