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우리가족 관절건강 지키키]① 할아버지 무릎관절염

무릎서 뚝뚝 소리가…'인공관절치환술'로 싹∼
주부 정미경씨(46)는 최근 홀로 떨어져 사는 친정 아버지 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평소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3년 전 어머니와 사별 후 챙겨 주는 사람이 없이 홀로 지내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어버이날 찾아 뵌 아버지는 통증 때문에 걸음조차 제대로 걷기 힘든 상태였다. 다 닳은 관절을 새 것으로 바꿔주는 인공관절 수술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고혈압까지 있는 상태에서 70대 노인이 인공관절 수술을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노인성 질환인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인공관절치환술에 대해 살펴봤다.

◇힘찬병원 의료진이 환자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 수술복을 입고 인공관절수술을 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노화 등으로 많이 손상돼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서 관절기능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다.
◆무릎에서 소리 나고, 다리가 ‘0자 형’으로 휘었다면 퇴행성 관절염 의심=
노령 인구의 증가로 65세 노인인구 10명 중 8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 퇴행성관절염이다. 일반적으로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은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80∼90%가 여성이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허벅지나 무릎 주변의 근육량이 많아 퇴행성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낮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상태가 훨씬 심해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씨의 친정아버지처럼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을 때는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만약 부모님이 ▲걸음을 걷거나 계단 오르내리기 힘들어 하거나 ▲무릎에서 ‘뚜 둑’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잦은 통증을 호소하거나 ▲다리가 ‘O자 형’으로 휘어졌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책상이나 선반을 잡고 일어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면 관절염 증상일 수 있는 만큼 검진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정확도 높아져=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닳거나 손상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많이 손상돼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에서 관절기능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다. 최근 개발된 신소재인 지르코늄을 이용한 세라믹형 인공관절은 표면을 세라믹처럼 매끄럽게 만들어 연골과의 마찰을 줄여 예상 수명을 최대 25∼30년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공위성의 GPS(위치추적시스템) 원리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접목, 수술의 정확도와 성공률도 높아졌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컴퓨터로 뼈의 두께, 위치, 인공관절 각도 및 간격, 인대와의 밸런스를 미리 예측해서 정확한 삽입 각도로 수술하기 때문에 근육손상이나 관절 마모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의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 조사결과,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470명 중 70%(327명)는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내과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고혈압이 있는 경우는 54%(254명)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는 인공관절 수술이 어렵다고 여기기 쉽다. 수술 부위 감염 위험이나 수술 스트레스로 인한 쇼크나 합병증 등의 위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70세 이상의 고령환자는 약해진 체력으로 인해 수술 시간을 견뎌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기법의 발달과 내과와의 긴밀한 협조로 고령환자도 수술 전 혈당과 혈압관리를 통해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전후 혈당조절과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술법 및 적절한 항생제 투여를 통해 당뇨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는 사전 혈압검사 및 수술 전 동맥경화 검사, 수술 후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한 철저한 검사와 사후시스템을 통해 관리를 받게 된다.

강남 힘찬병원 조수현 과장은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급격히 발전해 고령이나 만성질환자들도 철저한 사전검사와 사후 시스템 등을 갖춰 수술이 가능하다”며 “고령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병원에 내과 전문의가 있는지 확인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태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