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융기관들이 시공능력 300위권의 건설업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자금난이 새로운 위기를 잉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실 건설업체를 미리 가려내자는 것이다. 1차 평가는 이달 초, 2차 평가는 오는 20일까지 마칠 예정이다.
기실 건설업계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고 미분양 주택이 쌓여 웬만한 건설업체는 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분양대금처럼 남의 돈으로 공사를 하는 특성으로 인해 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4월23일 5조원을 투입, 4만채의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4·23 조치가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한 것이라면 이번 신용위험평가는 구조조정 대책이다. 부실 기업에까지 금융 재원을 쏟아부어 부실 구조를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번 평가에서 C등급으로 분류되는 기업은 워크아웃, D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법정관리가 추진된다. 구조조정을 할 때에는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초에도 비슷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91개 주요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12곳이 C, D등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A, B등급으로 분류된 기업이 워크아웃,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일이 잇따랐다. 경기가 더 나빠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옥석을 가리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부실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사회적인 공익이 걸린 문제다. 금융당국은 채권단의 기회주의적인 평가를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
건설업계의 부실 사태를 기업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부실한 재무구조, 고분양가를 통한 한탕주의식 경영이 부실을 불렀지만 부동산 금융규제에 따른 부동산 경기·거래 실종이 부실을 키운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죽은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자금 지원과 구조조정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 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못지않게 시장 기능 활성화는 그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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