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서의 거리응원이 기업체의 마케팅장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최지현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팀장(사진)은 “서울광장에서 펼쳐질 남아공 월드컵의 거리응원전이 재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서울광장의 거리응원은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소개될 정도로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서울광장 거리응원이 재벌기업의 주도로 이뤄지게 되자 문화연대는 ‘자율적인 참여속에 만들어져야 할 ‘일상의 축제’가 기업에 의해 조직되고 동원되는 ‘자본의 축제로 변질되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며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 최 팀장은 “서울광장 이용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허가를 내주는 서울시의 행태는 시민의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할 광장을 서울시의 안마당 쯤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특히 “거리응원의 메카인 서울광장을 특정기업이 독점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광장의 공공성을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며 “기업체의 로고노출 금지 등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대책은 재벌의 응원전 개입의 정당성만 부여한 꼴이 되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기업주도로 거리응원이 이뤄질 경우 자사이익을 엄격히 따지는 기업 특성상 시민들의 순수한 거리응원이 훼손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 팀장은 “기업이 주도하게 되는 이번 서울광장 거리응원은 시민들의 참여와 광장의 공공성을 포기한 비문화적인 위험한 발상”이라며 “월드컵 기간 동안 만이라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자율적인 거리응원 문화가 꽃을 피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연직 기자 repo2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