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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1/2①] "돈독 오른 SBS"…독점 중계에 비난 여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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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독점 중계가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 원정 16강에 오르며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SBS의 독점 중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월드컵 관련 모든 이슈를 ‘돈’과 연결시키는 SBS의 행보가 국민 축제의 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SBS는 공공장소에서의 월드컵 중계 방송을 제한하는 전시권을 앞세워 국민들이 단체로 경기를 보는 대형음식점, 광장 등의 공간에서의 응원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 지나친 자사 이익에 초점을 맞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SBS는 최근 서울의 시청과 광화문 지역에 대형 전광판을 운영하는 업체에 월드컵 경기당 1,000만원을 요구해 비난을 받았다. 기업의 광고 전달이 목적인 이 전광판에서 수 십만명이 광장에 모이는 월드컵 날 경기를 내보낸다면 전광판 광고의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는 논리다. 때문에 일부 전광판은 경기 상영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돈을 내더라도 전광판 자체 광고를 실어선 안되며 SBS의 TV 광고를 계속 노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 붙었다.
 
함께 응원하며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온 국민들에게는 SBS가 주장하는 자사의 이익이 이기적이며 지나친 상업주의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공익보다 수익 혈안된 SBS 행보는 순수한 스포츠 행사로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 중계권 둘러싼 방송3사의 '이전투구'…시청자는 '한숨만'

SBS 독점 중계에 가장 속이 타는 쪽은 KBS와 MBC다. SBS를 상대로 형사고소까지 한 상황이며 경기 장면 보도에 대해 지속적인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특히 KBS와 MBC는 SBS가 ‘코리아풀’(Korea Pool)을 파기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06년 5월 방송 3사는 월드컵, 올림픽 경기 중계를 두고 '코리아풀'(Korea Pool)을 결성했다. 경기를 공동 중계키로하고 이에 대한 합의문도 발표했다. 그러나 2개월 뒤 SBS는 향후 6년까지 국제 경기를 단독으로 중계하겠다며 계약을 파기했다. 2010년, 2014년 동계올림픽과 2012년, 2016년 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7250만 달러(약 810억원)에, 2010년, 2014년 월드컵의 중계권을 1억4천만 달러(약 1570억원)에 단독 계약했다.
 
앞서 1996년 KBS는 아시안컵을, 1997년 MBC는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단독으로 계약, 방송해 풀을 파기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일부의 경기를 독점 중계했었지만 SBS처럼 올림픽, 월드컵 등 전체 경기를 독점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방송사간 협의는 법적인 효력을 지니지 않기 때문에 도의적인 책임 선에서 머문다. 때문에 MBC와 KBS는 여론에 호소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거의 매일 연속적으로 SBS의 중계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 위주가 아닌 일방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형태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KBS와 MBC가 자사의 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SBS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모양새도 시청자에게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방송사 간의 다툼과 낯뜨거운 비난성 보도가 그야말로 ‘중계권’으로 인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SBS가 단독중계권을 따낸 국제 스포츠 대회는 이번 월드컵과 2010년과 동계올림픽, 2012년 하계올림픽, 2014년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2016년 하계올림픽 등이다. 향후 최소 6년 이상을 SBS를 통해서만 대부분의 국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셈이다.

◇ 난시청 지역민 분통…‘그들만의 축제’로 전락?

방송국들의 득과 실을 떠나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시청자다. 첫 원정 16강 진출에 온 국민이 축제에 빠진 지금 SBS를 볼 수 없는 난시청 지역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경북 성주와 전북 진안, 충북 보은의 산간 지역 등 전국 각지의 SBS 난시청 지역 주민들은 중계를 보기 위해 마을회관이나 대형 음식점을 찾거나 시청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난시청 지역은 SBS 중계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위성 등 유료방송에 가입해야 SBS를 시청할 수 있다. KBS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국 1910만여 가구 가운데 23%가 SBS 난시청을 겪고 있다.
 
단독 중계 때마다 SBS에는 난시청 지역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친다. 잇따른 비난의 목소리로 인해 SBS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을 폐쇄하기도 했다. SBS 난시청 지역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지방 사람들은 월드컵도 보지 말라는 것인지 참 답답하다”며 “SBS는 단독 중계는 ‘보편적 시청권’을 저해하는 수치”라고 비난했다.

'보편적 시청권'이란 누구나 무료로 TV로 시청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월드컵 본선의 경기는 전체 가구수의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SBS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타 지역 방송들과의 연계로 전체 가구수의 70% 가량 밖에 확보를 할 수 없다. 그러나 SBS는 지역민방,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을 포함하면 방송법상에 나와 있는 보편적 시청권에 부합되는 90%의 시청가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고, 방통위도 사실상 SBS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번 중계권 논란을 두고 방송 3사간 갈등이 불거지자 자율협상을 권고하고 충실히 협상을 이행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은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사들을 실질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문방위 최문순(민주당) 의원은 23일 기존 방송법의 보편적 시청권 관련 규정(76조)을 세부적으로 가다듬은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최근 월드컵 중계방송 등에서 방송사업자 간 분쟁이 방송법이 정하고 있는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조정되지 못하고, 방송사업자 간 고소가 난무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있다"면서 "방송중계권 독점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될 경우 시청자의 피해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해설자 선택하는 묘미도 사라져…“시청자의 선택권리 원천봉쇄”

“신문선의 해설로 볼지 차범근의 해설로 볼지 아니면 이용수의 해설로 볼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던 그때가 그립다. 캐스터와 해설자를 선택할 수 있는 시청자의 소소한 재미 또한 사라졌다.”

방송 3사가 서로 믿지 못하고 자사의 이익을 추구한 결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왔다. 특히 SBS의 해설로만 경기를 봐야하는 시청자들은 ‘볼권리’가 무시되고 있다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한 네티즌은 “흐름이 끊기지 않는 매끈함이 매력이었던 MBC와 전문적인 전술 분석이 돋보였던 SBS, '해설의 정석'으로 부담 없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던 KBS 등 과거 방송국마다 달랐던 경기 중계가 새삼 떠오른다”며 “각 방송국 마다의 개성을 비교해 보는 것도 월드컵의 또 다른 묘미였다”며 SBS 단독 중계를 안타까워 했다.

SBS는 이러한 논란을 예상한 듯 '음성 다중' 서비스를 실시했다. '음성 다중' 서비스는 대한민국 경기에 한해 두 종류의 해설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리모컨에 있는 '음성 다중' 버튼을 누르면 차범근 해설위원이 아닌 다른 해설위원의 중계로 들을 수 있다.

지난 아르헨티나 경기 때에는 '음성다중' 해설자로 김병지 해설위원이 나서 눈길을 끌었지만 아직 '음성 다중' 서비스가 시청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더러 케이블이나 IPTV 등을 통해 시청할 때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월드컵’은 축구공 하나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세계적인 축제다.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화합의 장에서 중계를 두고 잡음이 이는 것은 방송사 측의 무책임한 독점 때문이다. 방송사간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월드컵과 올림픽은 SBS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몇 년 뒤 똑같은 ‘중계권 전쟁’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방송사간 협의가 최우선인 시점이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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