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펠레의 저주’ 이번에도 통했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이어지는 ‘월드컵 징크스’
우승후보 지목 스페인은 스위스戰서 충격패
‘다크호스’로 꼽은 나이지리아는 16강 좌절
유럽외 기타대륙선 남미팀 우승속설 관심
본선 진출 32개국을 웃고 울게 만드는 각종 징크스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들어맞고 있다. 16강 상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새롭게 맞춰봐야 할 징크스도 속속 떠오르고 있다.

◆징크스는 너무해=브라질의 ‘축구황제’가 한 예측들은 모조리 빗나간다는 ‘펠레의 저주’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펠레(사진)가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은 ‘무적함대’ 스페인은 스위스와의 H조 1차전에서 0-1 충격 패를 당했다. 또 펠레가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까지 갈 수 있는 팀으로 꼽은 B조 나이지리아는 1무2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은 직후에 출전한 월드컵에선 부진한 성적을 낸다는 징크스도 맞아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속한 B조 국가들은 모두 IMF 구제금융을 받은 전력이 있다. 1986년 IMF 지원을 받은 나이지리아는 1990년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실패했다. 한국은 1997년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직후인 1998년 월드컵에서 16강 탈락했고, 2000년 원조를 받은 아르헨티나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속하는 불운까지 겹치며 예선탈락해 눈물을 흘렸다. 이번 대회에선 지난달 IMF 지원을 받은 그리스가 ‘IMF 불운’을 떨쳐내는 데 실패했다.

프랑스와 한국이 최근 대회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행보도 마찬가지. 1998년 우승, 2002년 16강 탈락, 2006년 준우승한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자중지란에 빠진 끝에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일찌감치 짐을 쌌다. 반대로 1998년 16강 탈락, 2002년 4강, 2006년 16강 탈락한 한국은 이번에 첫 원정 16강을 달성하며 한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16강 이후엔 무슨 징크스가?=16강 이후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징크스로는 우선 ‘숙적’ 독일과 잉글랜드의 무승부 징크스가 떠오른다. 두 나라 사이엔 지금껏 월드컵에서 4번 만나 90분 안에 승부를 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질긴 인연이 있다.

1966년 대회에선 연장까지 간 끝에 심판의 석연찮은 골 판정이 나오면서 개최국 잉글랜드가 4-2로 이겼고,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선 8강에서 만나 연장전에 터진 게르트 뮐러의 결승골로 독일이 3-2로 이겼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 2차리그에선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이 1-1로 비겨 승부차기까지 간 1990년 대회 준결승전에선 독일이 4-3으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두 팀은 27일 16강전에서 20년 만의 리턴매치를 벌인다.

48년 동안 이어온 ‘개최 대륙 우승 징크스’가 또 들어맞을지도 관심거리다.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정상에 오른 이후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선 유럽 팀이, 나머지 대륙에서 개최된 대회에선 남미 국가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