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태극호’의 질주가 16강에서 멈춤에 따라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올드보이’안정환(34), 이동국(31), 이운재(37)의 아쉬움이 짙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월드컵 고별무대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들은 남아공월드컵에서 후배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월드컵과의 인연을 아쉽게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의 가장 특별한 플레이어는 안정환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때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 동점골과 이탈리아와 16강 연장 골든골로 한국의 4강 신화 창조에 앞장섰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토고와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만들어 내 사상 첫 원정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예전과 딴판이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대표팀 막내 이승렬(21)에게 밀렸고 아르헨티나와 2차전,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도 출격 명령을 받지 못한 채 벤치만 지켰다. 체력의 한계와 위협적인 공격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안정환과 달리 월드컵과의 악연이 깊은 이동국은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막내로 참가해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0-5로 끌려가던 후반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고 독일월드컵에선 대회 직전 입은 부상으로 대표팀에 오르지 못했다.
대표팀에 어렵게 이름을 올리며 12년만에 이룬 월드컵 출전의 꿈. 그러나 허벅지 부상 여파로 좀처럼 실전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그리스와의 경기에 결장했고,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선 후반 36분 박주영 대신 교체 투입됐으나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도 결장했다.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출장 기회를 얻었지만 불운을 털어낼 화끈한 한방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통산 네 번째 본선 무대를 밟은 백전노장 수문장 이운재도 후배 정성룡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줬다. 이운재는 눈부신 선방으로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4경기 모두 결장해 화려한 날은 갔다는 걸 실감해야 했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33)과 ‘날쌘돌이’ 이영표(33)도 적지 않은 나이에 후배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이번 대회를 끝으로 월드컵에서 퇴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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