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주택대출 ‘눈덩이’에 가계는 ‘숯덩이’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6월 대출 증가액 8개월 만에 1조 넘어
주춤하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난달 1조원을 넘어서며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조만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빠른 속도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가계의 이자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3조5176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1169억원 늘었다. 월중 증가 규모로는 지난해 10월의 1조2458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웃돌았다. 앞서 지난 5월의 증가액은 6142억원에 그치는 등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은 소폭 증가세를 이어왔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중심으로 이뤄지기에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는 곧바로 가계의 부담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6개 주요은행을 포함한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268조9921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5월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1조7000억원과 6월 증가분까지 더하면 6월 말 기준으로 272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245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27조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매달 평균 2조원 넘게 증가하는 가파른 상승세다.

가계대출 증가와 더불어 조만간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의 이자부담 능력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가계대출의 건전성과 관련해 “향후 금리상승과 주택가격 조정 등 금융·경제여건이 변하면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5월 말 0.42%에 그쳤으나 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시중은행이 6월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것은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자산 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보대출에 치중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금리가 오르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자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집단대출이 늘어난 데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주택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6개 시중은행은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의 대출도 늘렸다. 이들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59조2042억원으로 전월보다 8846억원 늘었다. 작년 말 53조7702억원이던 대기업 대출은 올해 들어 매달 꾸준히 증가하면서 6개월 동안 5조4340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강화에 나서면서 중기대출과 개인 신용대출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말 6개 시중은행의 중기대출은 314조7982억원으로 전월보다 9431억원이 줄었다. 감소액은 작년 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개인 신용대출도 71조8120억원으로 4451억원 감소하면서 지난 2월의 6306억원 이후 넉 달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작년 말에 비해서는 1조1471억원 줄었다.

황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