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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그러나 금리인상은 환율 하락을 통해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 금리를 높이면 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해외에서 자본유입이 늘어나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수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큰 폭으로 금리가 높아지면 하반기 수출 감소와 이로 인한 경기위축이 우려된다. 기업투자가 늘어나기 어렵고 일자리 부족으로 소비가 늘어나기 어려운 지금 경기는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가계부실과 부동산버블 붕괴로 금융위기와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금리인상 폭이 커지면 가계와 기업의 금리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0.25%포인트 금리인상에 가계와 기업의 추가 부담은 2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우리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이 생계형 대출인 점과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내수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지금 과도한 금리인상은 부실대출의 위험을 높게 한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금리인상은 부동산 버블을 붕괴시킬 수 있다. 일본이나 미국 모두 물가상승을 우려해 저금리 상태에서 3∼5%포인트 폭의 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었다. 그 결과 일본은 10년 경기침체를 겪었으며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우리 또한 금리인상 폭이 커지면 부동산버블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를 염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리인상으로 과잉 공급된 유동성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높이는 것은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해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고 물가를 낮추자는 데에 있다. 자본이 자유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높이면 국내 대출이 줄어들면서 유동성을 쉽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자본이 자유화된 지금은 금리를 높이면 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이 늘어나 유동성은 늘어난다. 국내 부문에서 유동성은 줄어들지만 해외 부문에서 유동성은 오히려 늘어나 전체 유동성을 줄이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과거와 달리 자본시장이 개방된 지금 과도한 금리인상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외국 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높이면 유동성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과도한 자본유입으로 환율 또한 낮아지면서 외채가 늘어나고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금융위기와 외환위기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본자유화 이후 반복적으로 외환위기를 겪는 것도 우리의 금리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정책실패를 방지하고 금리인상의 부작용과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한국은행은 고금리로 유동성을 흡수하고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과거의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국 금리와 지나친 격차가 나지 않도록 과도한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하며 동시에 과잉유동성을 줄이지도 못하면서 경기침체와 외환위기만 초래하는 고금리, 저환율정책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은 자본자유화시대에 맞는 금리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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