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을 찾은 사람은 판사에게 모두 손님입니다.”
재판받는 사람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의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일부 법관의 고압적인 태도와 모욕적 언행은 우리 법원에 존재하는 불편한 현실이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도 여기서 싹 튼다.
하지만 ‘섬김의 미학’으로 사건 관계인을 설득하는 판사도 있다. 서울고법 성낙송 부장판사다.
그가 첫 재판 때마다 피고인에게 깍듯이 인사한 뒤 당부하는 말이 있다. 스스로 ‘다짐’이기도 하다. 12년째 계속해온 다짐이다.
“저는 법대에서 내려다보는 자세를 버리고 피고인 눈높이에 맞추겠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어 경청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부디 피고인의 진심과 재판부 노력이 합해져 선을 이루는 재판이 되길 바랍니다.”
그는 신청사건 단독판사 시절 법정에서 언행이 흐트러질까 하는 우려에서 이 같은 말을 하게 됐다고 한다. 성 판사는 ‘판사 막말’ 논란에 대해 “재판은 나(판사)만의 재판이 아닙니다. 원고와 피고, 판사가 함께하는 재판입니다”라면서 “사건 당사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판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정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랑방’이 되길 꿈꾼다. 사건 당사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털어놓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법정을 찾는 사람은 모두 억울하고 한 맺힌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누구를 처벌하고 얼마를 더 받는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말을 하나라도 더 듣고 어루만지는 게 법의 궁극적인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