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거래가 거의 실종됐다. 살던 집은 팔리지 않고 새 아파트 값은 분양가를 밑돌아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건설사들이 새 아파트 분양을 연기하는 사례도 늘었다. 전국 11만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사태에다 입주포기 대란까지 겹치면서 경기회복에 작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만454건으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국 토지 거래량도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주택시장에 이어 토지시장도 급속히 냉각된 것이다. 미분양과 미입주가 건설사 부도사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면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집값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지시한 뒤 고심을 거듭해온 정부가 22일 열리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어제 “국토해양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 중이고, 곧 발표될 것”이라며 “거의 죽어 있는 부동산시장의 활성화 계기를 마련하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숨통을 터주려면 정책의 큰 틀을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완화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위원회는 가계 부채가 늘면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논리를 펴면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지만, 정부 일각과 여당에선 DTI·LTV 완화를 공론화하고 있다. 우선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 등에 대해 선별적으로 DTI 한도를 올려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의 연장이나 보금자리주택 공급 물량·시기 조절, 장기주택금융 활성화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동시에 집값 안정 기조의 유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다. 정부가 지혜를 짜내야 한다. 실효를 거두지 못한 4·23 부동산대책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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