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스타’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떠안는다. 특히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경우에는 이미지 실추는 물론 퇴출도 감수해야 한다. 화려한 명성과 남다른 재능도 무용지물이 되는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신정환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 13일 필리핀 세부에서 홍콩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후의 근황은 알려진 바가 없다. 간혹 목격담만 나오지만 ‘카더라’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만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6일에는 이모 씨가 “2009년 2∼7월 5차례에 걸쳐 모두 1억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고 있다”신정환을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신정환은 지난 8월27일 필리핀 세부로 출국한 뒤 예정된 녹화 일정에 줄줄이 불참하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이후 필리핀에 머물며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물의를 일으켰고, 지난 9일에는 신정환이 직접 자신의 팬카페에 "뎅기열로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이었을 뿐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또 다시 비난을 받았다.
당분간 신정환은 해외에 머물 전망이다. 소속사 측은 "매니저가 지난 9일 밤 9시경 필리핀 세부 현지로 출국해 신정환과 만나 그간의 상황을 정확하게 말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매니저는 귀국을 종용했으나 당분간 모든 것을 잊고 쉬고 싶다고 며칠만 시간을 달라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니저를 통해 전달받은 신정환의 최종 입장은 '현재 한국에 입국할 의향이 없다'는 것이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찌 보면 신정환 사건은 도박보다는 대응 방식의 문제가 더 크다. 신정환의 ‘오리발 내밀기’ 식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월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에서 1억 8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피소되었으며, 2005년에도 도박혐의로 입건돼 물의를 일으켰을 당시에도 “구경만 했다”, “보증만 섰다”는 등의 핑계를 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정환은 변치 않는 방송 활동을 보이며 방송사와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1994년 4인조 혼성그룹 ‘룰라’의 래퍼로 데뷔한 신정환은 이내 군 입대 문제로 팀에서 탈퇴했다. 한창 인기를 누리던 중에 과감히 군 입대를 택한 신정환은 이후 탁재훈과 ‘컨츄리 꼬꼬’로 의기투합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며 예능의 새로운 늦둥이로 떠올랐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비롯, MBC ‘꽃다발’, KBS JOY ‘수상한 세남자’ E! TV ‘신정환 PD의 예능제작국’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했던 신정환은 최근까지 SBS ‘강심장’에 출연해 재치 있고 노련한 애드리브로 안방극장을 초토화시키며 ‘예능 킹’의 위엄을 과시하기도 했다. 천재적인 예능감을 발산하며 프로그램 내내 출연진은 물론 MC인 강호동 마저 쥐락펴락 했다. 신정환의 입담으로 이날 방송은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도박으로 인해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웃기는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을 받던 신정환의 재능이 아까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대표적인 ‘개그맨들도 부러워하는 가수’로 주목 받던 그를 두고 한 예능 프로그램 PD는 “신정환씨의 절묘한 타이밍의 절묘한 한마디는 연습으로 되는 것 같지 않다. 타고난 재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인 전설적인 겜블러 차민수 세종대 교수는 신정환을 돕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차 교수는 최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신정환이 귀국한다면 꼭 만나 도움을 주고 싶다. 신정환은 한 사람의 환자이기 때문에 동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만나서 왜 카지노는 이길 수 없는 건지 설명하는 등 카운슬링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도박 중독을 고쳐줘야지 그 사람을 매장한다고 해서 ‘제2의 신정환’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도박 중독은 모든 것이 완전히 파멸된 뒤 끝나게 되는 것”이라고 도박중독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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