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얼굴이 공개된 30일자 노동신문 1면 사진은 북한의 권력지형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부각된 인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근거리에 위치함으로써 북한 내 신진 파워엘리트임을 과시했다.
사진에는 첫줄 정중앙의 김 위원장 오른쪽으로 군부 인사들이, 왼쪽으로 당 지도부와 원로들이 자리했다. 당 상무위원 등 핵심 권력자 대부분은 첫줄을 차지했다.
이번 사진에서는 리영호 총참모장의 ‘파워’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이름을 올리며 차기 실세로 부각된 리영호는 김 위원장과 김정은 사이에 앉음으로써 김정은 후계체제의 핵심적인 존재라는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눈에 띄게 약진한 인물 중 한 명인 최룡해 당 비서국 비서 역시 후계구도의 실세임을 보여주듯 김정은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최룡해는 김 위원장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은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첫째줄에 자리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인민군 대장’ 칭호와 당 정치국 위원 자리를 차지한 그는 위상을 반영하듯 김 위원장의 오른쪽 다섯번째 자리에 앉았다.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강력한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둘째줄 김 위원장의 뒤편에 섰다. 이번 인사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임되는 데 그쳤지만 여전히 ‘실세’임을 증명한 셈이다.
약 1000명이 찍은 사진의 둘째줄에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눈에 띈다. 이들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당내 직위를 받지는 못했지만 기념촬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최근 가시화된 혈족지배 경향에 힘을 보탰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름을 올린 조명록이 첫째줄에 자리 잡지 못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 당국은 전날 공개한 당 정치국 위원 ‘프로필’에는 조명록을 ‘군총정치국 국장을 거쳐’로 표현했다. 이번 기념촬영에서도 김 위원장과 멀어지면서 그가 그 자리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명록이 북한 매체 보도에서 ‘군 총정치국 국장’으로 인용된 것은 작년 2월1일이 마지막이다.
조수영 기자
[北 김정은 3대 세습 공식화] 김정은·김정일 사이에 리영호… ‘실세’ 방증
사진으로본 北 신진 파워엘리트
최룡해도 김정은 바로 뒤편에…권력지형변화 고스란히 나타내
최룡해도 김정은 바로 뒤편에…권력지형변화 고스란히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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