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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공급 늘려 식탁물가 잡기… ‘유통 수술’ 근본처방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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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안정 공급대책 내용과 전망
농림수산식품부가 1일 발표한 ‘김장철 배추 등 채소류 가격 안정 대책’은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공급량을 일시적으로 늘려 수급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하지만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악화 가능성이 여전하고, 유통 과정 개선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일시적 공급 확대로 수급 균형 유도

정부는 우선 이달 안에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중국에서 배추 100t과 무 50t을 우선 들여온 뒤 국내 수급상황을 고려해 추가로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각각 27%, 30%인 신선 배추와 무의 관세를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없애 수입량 증가와 국내 공급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박현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최근 롯데마트가 중국산 배추 5만포기를 들여와 포기당 2000∼3000원 수준에 판매할 예정이며, 다른 수입업체들도 중국 내에서 물량 확보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보통 1∼4월쯤 출하되는 계약재배 월동배추를 12월에 조기 출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경우 가을배추 수요 5만∼6만t을 대체할 수 있다고 농식품부는 판단하고 있다. 또 가을배추 영양제 보급 및 재배기술 지도를 통해 5만∼10만t의 생산증대를 유도하고, 영양제 비용의 80% 정도를 정부가 보조해줄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생산·소비자단체와 공동으로 ‘김장 2번 담그기’ 운동을 벌여 수요를 분산시키고, 전국 주요 도시에 범정부 차원의 김장시장을 열어 싼 가격에 배추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배추 외에 김장철 수요가 큰 마늘과 고추의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조기 도입도 추진된다.

◇1일 오전 배추값 폭등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가동을 중단한 경기도 김포 한 김치공장에서 한 직원이 청소작업을 하다가 텅빈 작업대를 바라보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급한 불은 꺼도 불씨는 남겨둔 대책

최근 배추값 폭등은 이상기온으로 생산량이 평년보다 30∼40% 감소한 탓이다. 따라서 정부는 일시적인 공급 확대가 이뤄지면 10월 하순부터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예상하는 11월 배추 가격은 포기당 2000원대(평년 1240원), 무 가격은 1개에 1500원대(평년 740원)다.

하지만 이날 현재 배추값이 평년 대비 385.3%, 전년 대비 470.6% 오른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필요한 만큼의 배추를 중국으로부터 무한정 들여오기는 어려운 데다 사재기 등으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생기면 곧바로 가격 폭등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상인 등 유통과정에 대한 개선 대책이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배추는 수확에 2∼3개월 걸리기 때문에 현재 유통되는 상당량의 배추는 수개월 전 이미 중간상인이 ‘밭떼기’ 등을 통해 사재기를 해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수확량이 줄었다고 해도 가격이 작년의 6배로 뛴다는 것은 충분히 의심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오는 12월까지 시설재배와 계약재배 면적 확대, 산지·소비지 저온저장시설 확충, 물류 전문화,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직거래 확대 등의 중장기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김장이 끝난 시기라는 점에서 ‘정부가 뒷짐 지고 있다가 뒷북을 치는 꼴’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