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반등 하루 만인 6일 다시 급락해 1110원대까지 추락하자 우리 경제에 파장이 일고 있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확산되면서 우리 경제도 그 영향권에 본격 진입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의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하락 압력이 완화될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고조되는 환율갈등의 배경과 전망’ 보고서에서 연말까지 현재 대비 1∼3%의 원화 추가 절상을 예상하면서 글로벌 환율갈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 폭 확대를 우려했다.
연구소는 “주요국의 환율갈등이 고조돼 원·달러 환율은 8월31일 1198.1원에서 한 달 만인 10월1일 1130.4원으로 6% 절상됐다”며 “환율 갈등 여파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절상 속도가 둔화돼 올 연말까지 원화가치는 현재 대비 1∼3% 정도 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때 한국의 수출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은 각각 0.05%포인트, 0.07%포인트 떨어진다. 결국 8월 달러당 120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8% 정도 하락하면 수출과 경제성장률은 각각 0.4%포인트, 0.56%포인트 손해를 볼 수 있다. 글로벌 환율갈등 여파로 원화 강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 환차익을 노린 해외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관심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한은의 물가 관리 중심선인 3%를 크게 벗어난 3.6%를 기록,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다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가치 상승을 노리는 해외 자금의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고민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는 여러 요소를 감안하지만 환율 문제가 이렇게 부각되면 그 요소(환율)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돼도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는 되레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하락 요인 중 하나가 외국인이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작게 점치면서 한국채권에 대한 순매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만일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채권 매수세가 약화하면서 환율 하락 속도는 오히려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채권전문가 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52%)보다 9.1%포인트 증가한 61.1%가 이번 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