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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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동의 그림 다락방] 공작부인

입력 : 2010-10-21 22:49:04
수정 : 2010-10-21 22: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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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공작부인입니다.

여느 다른 새들과는 달리 높습니다.

물론 여느 다른 새들은 공작부인보다

잘 날기는 하지요.

공작부인은 그게 싫은 겁니다.



날았다가 다시 땅에 내려앉아 한숨 짓느니

땅에서라도 고개 높이 들고 당당하자는 거지요.

그런 생각으로 공작부인은 자꾸 높아집니다.

구태여 파닥거리며 날지 않아도 될 만큼.



생각도 말도 행동도 따라서 높아집니다.

모두들 부러워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나도 박수는 보냅니다.

하지만 나는 낮습니다.

그래서 점점 더 멀어지는 공작부인입니다.



나는 빗질을 잘합니다.

높이의 차이로 아련해지는 공작부인이지만,

깃털을 윤택하게 해주는 나의 빗질을

좋아하고 또 고마워합니다.



그 정도면 됐습니다.